엔저 다시 가속화…일본 우려 커진다

엔저 현상이 다시 가속화되며 일본 내에서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과거와 달리 주가에 미치는 효과도 사라지고 있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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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 평균 주가와 엔달러 환율 그래프 검은색 그래프 닛케이 평균 주가 (왼쪽기준, 단위:엔) 회색 그래프 엔달러 환율 (오른쪽기준. 단위: 1달러=엔) (자료: 닛케이신문)

닛케이신문은 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이 다시 오름세를 보이며 일본 내 경기에 미칠 영향을 걱정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11일 보도했다.

엔달러 환율은 10일 1달러에 121엔86전까지 올랐다. 이는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1달러에 124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시장 투자자들은 엔저에 다시 속도가 붙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엔을 팔고 달러를 사는 주문도 늘었다.

시장에서는 이번 엔저 움직임이 지난해의 모습과 다르다고 지적한다. 지난해는 일본은행의 추가 금융완화를 기점으로 엔 매도세가 하락을 가져왔던 반면, 이번 상황은 미 금리인상 기대감에 따른 달러 매수가 주요인이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고용증가와 개인소비 회복 움직임이 뚜렷하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세계 주요 국가들의 초저금리 현상에도 2%대 금리를 유지하는 곳은 미국이 유일하다.

분석가들은 미국의 경기 회복과 금리인상이 엔저 현상을 가속화 시킬 것으로 전망한다. 엔화 약세가 수입 비용을 늘려 일본 비 제조 기업의 수익을 악화시키고 가계를 압박할 것이란 해석이다.

엔저는 수출기업의 채산성을 개선시키지만 이런 기대감이 미치는 주식시장 영향력도 줄고 있다. 10일 주식시세는 환율과 다른 움직임을 보였다. 10일 엔달러 환율이 122엔대까지 올랐음에도 닛케이 평균 주가는 하락했다.

오오카와 토모히로 일본 UBS 증권 분석가는 “환율과 관계없이 매도시기를 찾는 투자자가 늘었다”고 말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로 펀드 등의 관심이 유럽시장으로 향한 것도 일본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이케 코우스케 HSBC 분석가는 “미국 경기에 둔화 조짐이 보이지 않아 달러 강세 기조는 무너지기 어렵다는 견해가 많다”며 “많은 투자자들이 지난 2007년 기록한 1달러에 124엔14전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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