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중동 4개국 순방으로 의료·제약업계 수출 기대감이 커졌다. 박 대통령이 고부가가치 신성장동력으로 보건의료를 선택, 협력을 집중 논의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부국이 보건의료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다. 병원과 제약사는 직접 진출을 비롯해 해외환자 유치, 기술과 제품 수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
◇대형병원, 중동 진출 확대 계기
가장 큰 기대를 거는 곳은 대형병원이다.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서울성모병원·삼성서울병원 등이 중동에 진출, 확대를 추진한다. 박 대통령 순방에도 오병희 서울대병원장, 윤영설 연세의료원 처장, 기선원 국제성모병원 기획실장 등이 동행했다. 국가 간 협약으로 중동 특수를 누린다는 계획이다.
서울대병원은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왕립 쉐이크 칼리파 전문병원의 위탁운영을 시작했다. 5년간 1조원 규모다. 칼리파 전문병원 운영이 성공적으로 시작되면서 후속 사업을 찾고 있다. 서울성모병원도 UAE 아부다비의 한국형 건강검진센터 운영이 시작되면 추가 설립에 나선다.
가천대 길병원은 사우디아라비아 킹파드왕립병원에 1500억원 규모의 뇌과학연구센터 수출을 추진한다. 삼성서울병원은 뇌조직은행과 아바타시스템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사우디아라비아 국가방위부 산하 병원에 700억원 규모 의료IT를 수출한 바 있다. 이어 2000억원 추가 계약을 눈앞에 뒀다. 연세의료원도 차세대 프로젝트로 의료IT 수출에 나선다.
병원수출은 병원 정책과 경험·기술·IT 등 운영 전반에 대한 패키지를 수출, 부가가치가 높다. 그러나 왕정 의사결정 없이 수출이 어렵다. 정부 지원이 절실한 이유다. 대형병원 관계자는 “병원 단독으로는 중동 수출에 한계가 있다”며 “박 대통령의 중동 순방에 병원업계도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약업계, 생산 시설 건립 등 발판
박 대통령 순방에 기대를 거는 것은 제약업계도 마찬가지다. JW중외제약, 비씨월드제약 등 제약업계 고위관계자도 순방에 동행했다. 제약업계는 사우디아라비아에 건설되는 ‘한·사우디 특화 제약단지’를 발판으로 삼는다.
단지는 사우디아라비아 제약기업 SPC와 공동으로 건설한다. 5년 내 항암제·수액제·바이오시밀러·순환기치료제 등 4개 공장을 건립한다. 총 2억달러(약 2204억원)가 투자될 예정이다. JW중외제약은 지난해 SPC와 수액제 공장 건설과 수액제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추가로 수출과 기술이전도 이뤄진다.
일동제약은 SPC 항암제 공장 설립 협약을 체결했다. 오는 2016년까지 공장을 건립해 항암제 20여종을 생산한다. 생산된 항암제는 사우디아라비아뿐만 아니라 바레인·UAE·카타르·오만·쿠웨이트 등에 수출한다. 녹십자홀딩스는 UAE에 백신공장 설립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VPS헬스케어그룹과 협상을 진행한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