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자동차튜닝부품 인증센터 구축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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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용 신한대 자동차공학과 교수(한국자동차공학회 이사. 자동차 AS 및 손상평가 연구회 위원장)

자동차 튜닝산업 활성화의 첫 단추로 튜닝부품인증센터 구축이 시급하다. 그동안 국내 자동차 튜닝시장은 ‘자동차 튜닝이 불법’이라는 부정적 인식 때문에 뒷걸음질쳤다. 그 중심에는 소비자 불신이 자리했다.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튜닝산업 활성화의 열쇠다.

이를 위해서는 튜닝부품을 인증하고 관리하는 인증센터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 자동차 튜닝이 활발한 독일과 일본은 이미 오래전 부품 인증제를 도입해 튜닝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독일은 기존 공인기관을 인증기관으로 지정해 정부 차원에서 인증을 시행한다. 대표적인 기관으로 기술검사협회(T〃V)를 꼽을 수 있다. 일본은 국가가 정한 기준의 만족 여부를 자체적으로 확인할 뿐만 아니라 민간 튜닝 전문단체가 내부적 기준의 적합성까지 확인한다. 자동차부품애프터마켓진흥회(NAPAC)가 대표적이다.

검증되지 않은 자동차 부품과 튜닝부품 사용은 고스란히 소비자 피해로 이어진다. 이런 폐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엄격하게 검증된 튜닝제품이 원활하게 전달될 수 있어야 한다. 튜닝부품 인증센터는 소비자 피해를 줄이고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품질 관리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부품 제조사의 성능 및 품질 관리는 자동차 성능 및 안전성과 직결된다.

체계적 관리 시스템을 갖춘 튜닝부품 인증센터 역할은 또 있다. 불투명한 유통구조와 작업현장, 작업자에 대한 정보도 효과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소비자와 분쟁이 발생한 정비작업장은 부품 공급 경로를 확인하지 못해 곤혹을 치르는데,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

중고차 매매, 중고차 수출에서도 검증되지 않은 부품과 튜닝부품의 사용에 따른 피해 사례가 있다. 하자가 있는 부품을 사용한 중고차 거래나 수출은 국가 신뢰성까지 실추시킬 수 있다. 제조사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도 인증센터가 반드시 필요하다.

인증센터는 튜닝부품의 생산·유통·작업 등 튜닝 전반의 품질을 관리할 수 있다. 보험·중고차 매매·폐차에 이르는 이력 정보도 마찬가지다. 올해 초 정부는 개정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튜닝부품 인증제를 도입하고 튜닝 전 과정을 투명하게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나서 튜닝 소비자 보호와 산업 경쟁력 강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자동차 정비업체와 연계된 국토교통부 ‘정비작업 정보 전송 시스템’을 활용하면 튜닝 부품 정보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손해보험사가 요구하는 튜닝 부품 정보, 중고차 매매 시 필요한 튜닝 부품 이력 정보는 새로운 부가가치다. 무분별한 불법 거래를 방지할 수 있기 때문에 업계 보호 효과도 있다. ‘내 차 이력관리 시스템’과 연계한 통합 전산망을 구축하면 소비자 편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튜닝부품 인증센터 구축은 튜닝 산업 활성화뿐 아니라 자동차의 전반적 성능과 안정성, 친환경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다. 국내 튜닝 시장이 살아남기 위해서도 인증센터 구축이 시급하다.

오는 21일 열리는 ‘2014 국제 튜닝 세미나 및 경진대회’에는 유럽자동차튜닝협회(ETO)와 일본자동차튜닝협회(NAPAC) 관계자가 참여해 세계 튜닝 산업 현주소를 발표하고 국제 협력을 모색한다.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튜닝인증 제도 및 성능평가 기술에 관한 정책을 바로세워 추진에 나서야 한다. 튜닝문화 확산이 자동차산업 경쟁력 제고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하성용 신한대 자동차공학과 교수 hsy139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