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통신시장 '들썩 들썩'...붙고 쪼개지고

전세계 통신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멕시코는 독점 시장 개혁에 착수했고 브라질은 이동통신업계 자체적으로 빅딜을 추진한다. 스페인·포르투갈 이동통신사도 보유하던 신흥국 통신사 지분을 매각하거나 매물로 내놨다.

블룸버그는 스페인 텔레포니카가 보유하고 있던 차이나유니콤 지분 5% 중 절반을 홍콩 주식시장에 팔았다고 11일 보도했다. 규모는 66억6000만홍콩달러(약 9374억원)에 달한다. 텔레포니카는 지난 2005년 각국 이통사 지분을 사들였다. 당시 사들인 차이나네트콤이 차이나유니콤에 인수되면서 차이나유니콤 지분 약 10%를 가지고 있었다.

포르투갈 최대 이통사 포르투갈텔레콤(PT)은 매물로 나왔다. 앙골라 대통령 딸인 이사벨 도스 산토스가 자신이 보유한 지주회사 테라 페레그린을 통해 12억유로(약 1조6269억원)를 마련하고 지분 50% 이상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산토스가 PT를 인수하면 포르투갈텔레콤이 오이텔레콤과 합병한 회사에도 손을 뻗을 수 있다. 산토스는 앙골라 최대 이통사 유니텍 지분도 25% 보유하고 있다.

앞서 8일 AT&T가 리카르도 살리나스로부터 멕시코 3위 이동통신사 유사셀(Iusacell)을 인수했다. 브라질에서는 지난해 10월 포르투갈텔레콤과 오이(Oi)가 합병을 발표한데 이어 이번달 초에는 브라질 이동통신업체 3사인 비보(Vivo)·클라루(Claro)·오이가 2위 통신사 칭(TIM) 지분을 분할 매입하기로 했다. 거래금액은 브라질 이통업계 사상 최대인 315억헤알(약 13조4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멕시코는 그동안 통신재벌 카를로스슬림이 소유한 아메리카모빌 자회사 텔멕스·텔셀이 유·무선 통신시장을 각각 80%·70% 점유해왔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이 독점을 규제하는 개혁법안에 지난 7월 서명하면서 아메리카모빌은 점유율을 50% 이하로 낮춰야 한다. AT&T의 3위 업체 인수도 이 때를 노린 것이다. 방송 시장 역시 같은 계열 텔레비사가 70%를 독점하고 있다. 위성방송사업자 디렉TV 인수를 추진하는 AT&T로서는 멕시코 시장까지 방송 영향력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지난 2012년 기준 브라질 이동통신 가입자는 2억6178만명으로 보급률은 132.7%다. 하지만 80% 가량이 선불 요금제 가입자로 수익성이 낮은 편이다. 후불 요금제로 전환하면 시장 규모도 대폭 커질 수 있다. 멕시코 이동통신 가입자는 1억명 내외고, 연방통신위원회(COFETEL)는 멕시코 통신사업 성장률을 10% 안팎으로 보고 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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