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업체의 역습은 스마트폰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저가폰 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인 중국 제조사가 프리미엄폰 시장에서도 우리 기업과 대등하게 경쟁할 태세다. 화웨이, 레노버, ZTE 외에 신성 샤오미의 돌풍도 거세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선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지난 2분기 중국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2위 추락이다. 지난 2년간 중국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했던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샤오미에 정상 자리를 빼앗겼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트포인트 리서치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월 20%대였던 삼성전자 중국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8월 10% 초반으로 곤두박질쳤다. 삼성전자의 빠진 점유율은 그대로 중국 업체로 이전됐다. 레노버, 화웨이, 샤오미가 점유율을 끌어올렸고 세 업체는 8월 시장 점유율 1, 2, 3위에 올랐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발표한 3분기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예상치를 보면 삼성전자는 점유율 28.7%로 1위다. 아이폰6를 발표한 애플이 16.9%로 2위를 차지한 가운데 레노버가 7.7%로 3위에 올랐다. LG전자는 6.4%로 4위, 화웨이는 5.5%로 5위다.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이 여전히 높지만 화웨이와 샤오미 등이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꾀하고 있어 향후 시장 상황을 장담할 수 없다. 3분기 1680만대 스마트폰을 판매한 화웨이는 중동아프리카(322%), 아태지역(98%), 라틴아메리카(51%)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샤오미 역시 인도에서 온라인 발매한 ‘홍미1S’가 4초 만에 10만대 판매를 기록하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과거 ‘저가’와 ‘짝퉁’으로 대변되던 중국 스마트폰은 이제 하드웨어 성능에서 국내 스마트폰과 대등하게 경쟁한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유지하며 우리 기업을 위협한다. 여기에 마케팅과 타깃전략, 독자 운용체계 개발 등을 더해 차별화를 만든다.
샤오미의 경우 대규모 마케팅을 지향하고 철저히 온라인 기반 입소문 마케팅에 주력해 큰 성공을 거뒀다. 마케팅 비용 절감은 제품 가격을 낮추는 요소가 됐다. 새로운 모델을 특정 사용자층에 맞추는 타깃전략도 눈에 띈다. 셀카를 좋아하는 사용자를 위해 중국 제조사 다수가 전면 카메라 화소를 높였다. 지난 4월 ZTE가 ‘누비아 X6’의 전면과 후면에 각각에 13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했고, 메이주 역시 같은 화소 카메라 기능을 가진 ‘메이주2’를 출시했다. 최근 주목받는 현지 제조사 ‘오포’와 ‘비보’는 오디오 마니아를 공략해 음질 성능을 높인 제품을 지속 출시하고 있다. 서동혁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언은 “중국의 위협이 현실이 되는 건 스마트폰 산업도 마찬가지”라며 “중국이 2년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예상점유율.(단위:%) / 자료:트렌드포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