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에너지 신산업 전담 부서를 신설하며 조직을 개편한다. 기존 관리형 부서는 통합해 슬림화하는 가닥으로 조환익 사장이 주창해 온 ‘소프트·오픈·스피드(SOS)’를 추구하는 방향이다.
지난달 31일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본사 나주 이전을 앞두고 승진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이르면 이달 초 전무급을 포함한 임원 승진 인사 이후 부서 신설 및 통폐합을 담고 있는 조직개편이 이뤄질 예정이다.
핵심은 에너지 신산업 육성이다. 지난 9월 에너지 대토론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에너지 신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후, 추진 동력이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신산업과와 한전의 전담부서 신설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신설 부서는 그동안 스마트그리드와 ICT, ESS 등을 주도해온 신성장동력본부에 들어서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를 위해 배전계획처의 전기자동차 충전인프라 부문과 전력계통본부 신재생에너지 부문도 SG(스마트그리드)&ESS처로 합쳐지면서 힘이 실릴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은 해당 부서를 규제 기관인 산업부 에너지신산업과의 대응 조직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전기차 충전인프라·신재생에너지·스마트그리드 등에서 업무 협력을 위해 각기 다른 부서와 소통했지만 이를 단일화해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에너지 신산업 관련 주무 부처 전담과와 산하 공기업의 핫라인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한전이 기존 국가 전력 인프라 관리형 기업에서 사업형 조직으로 탈바꿈하는 의미도 있다. 신설 부서는 앞으로 스마트그리드 확산 사업, 전기차 충전 인프라 보급 사업, 전력 주파수조정(FR)용 ESS 구축 사업, 스마트그리드 스테이션, 에너지 자립형 마이크로그리드 등 에너지 신산업을 주도하게 된다.
해외사업개발처와 엔지니어링처는 타부서와 통합될 전망이다. 정부가 공기업 경영혁신 차원에서 무리한 해외사업 개발을 지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대신 해외사업운영처 및 UAE원전사업처 등 현재 진행 중인 사업 부문은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엔지니어링처는 배전과 송배전 분야로 나눠 각각 배전계획처와 송변전건설처로 합쳐질 예정이다.
한전 원격검침인프라(AMI) 구축 전담 조직은 PLC사업팀에서 AMI통신망구축팀으로 팀명을 변경한다. 한국형 전력선통신선(PLC)에 국한하지 않고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다양한 방식의 통신 체계를 채택해 AMI 구축 사업에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한전 고위 관계자는 “에너지 신산업 강화와 본사 조직 슬림화가 핵심”이라며 “에너지 신산업 육성을 위한 주무 부처와 협력 채널을 강화해 성과가 빠르게 도출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