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 스타트업(Gray Start-up)은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의 비약적 발전을 기반으로 탄생한 스타트업 또는 벤처 가운데 기존 법·제도 체계로는 규정되지 않거나, 사각지대에서 사업이나 서비스를 영위하는 기업을 일컫는다. 스타트업은 설립된 지 오래되지 않은 신생 벤처기업을 뜻하며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생겨난 용어다.
빠른 기술 발전 속도와 달리, 절차적 정당성을 갖춰야 하는 법·제도의 특성상 생긴 간극 사이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의 탄생은 불가피하다. 이들이 내놓는 서비스나 제품은 기존의 관련 법규와 질서 체계로는 통제할 수 없어 각종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최근에는 주로 우버나 에어비앤비 등 ‘공유 경제’를 표방하는 기업들이 ‘그레이 스타트업’으로 분류된다.
국내 토종기업 가운데 ‘그레이 스타트업’으로 분류되는 업체는 헬스케어와 금융, 교통, 에너지 등의 영역에서 총 50여개로 집계된다. 미국은 지난해 총 200억달러가 스타트업에 투자됐다. 이 중 바이오나 의료 장비 등 헬스케어 관련 투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헬스 관련 스타트업은 특히 스마트폰 등장과 발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타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의료법 등 각종 관련 규제가 많지만, 진보된 아이디어로 비즈니스를 개척한다. 건강관리 앱 서비스인 ‘눔’은 총 76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전자차트를 통해 수술 과정과 질환 등의 이해를 돕는 처방서비스 ‘헬스웨이브’는 케이큐브벤처스로부터 5억원을 투자받기도 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