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국가정보화를 총괄하는 미래부의 미숙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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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내년 국가정보화 예산과 사업을 소개한 ‘2015년 정부 부처별 정보화사업 계획 발표회’에서 벌어진 일이다. 국가정보화를 총괄하는 미래창조과학부의 발표내용에 엄청난 실수가 발생했다. 결론적으로 무책임한 발표 자료로 인해 내년도 사업전략 수립을 위해 행사장을 찾은 수많은 정보통신기술(ICT) 관계자는 혼란에 빠졌다.

미래부의 부실은 발표회에서 나눠준 발표자료에서 시작됐다. 행사 20일 전에 이미 기획재정부는 국가정보화 예산을 삭감, 확정했다. 그럼에도 미래부는 이를 모른 채 지난 6월 각 부처가 요구한 정보화 예산안만으로 발표자료를 만들었다. 그뿐만 아니라 미래부는 행사 직전까지도 기재부가 확정, 국회에 제출할 국가정보화 예산 내용을 전혀 몰랐다.

발표회에서 미래부 담당 과장은 뒤늦게 기재부가 최종 확정하는 예산은 발표자료에 나와 있는 예산 규모와 다를 수 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유료 행사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어떤 자료를 근거로 내년 사업전략을 수립해야 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미래부는 행사 다음 날 이에 대한 설명 자료를 배포했다. 자료에서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국가정보화 예산은 전년보다 4% 늘어난 3조3000억원이라고 수정했다. 발표회에서 배포한 자료와 전혀 다른 규모의 예산을 뒤늦게 파악해 설명한 것이다. 미래부의 미흡한 준비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오히려 발표자료를 토대로 기사를 작성한 언론보도에 문제가 있다는 식의 설명도 담았다.

발표회 해프닝은 미래부의 미숙함을 그대로 보여줬다. 국가정보화를 총괄하는 주무부처 미래부의 안일함과 느슨한 업무 태도가 녹아 있다. 국가 정보화는 말 그대로 한 나라의 경쟁력을 좌우한다. 그 청사진에 정부는 물론이고 산업계 전체가 관심을 갖는 건 너무도 당연하다. 하지만 정작 정보화 주무부처의 업무태도는 ‘아니면 말고’ 식이다. 마음 한쪽에 우리나라 국가 경쟁력이 걱정된다면 너무 과민한 걸까.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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