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여사의 여행칼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을 걷는다

뉴질랜드 피요르드 지형 '밀포드 트래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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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포드트래킹중 만나는 아름다운 경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길로 알려진 밀포드트래킹코스는 지도에서 보면 알겠지만 뉴질랜드 피요르드지역안의 특수한 자연환경으로 만들어진, 오랜 세월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은 자연그대로의 순수함을 간직한 곳이다. 10월중순부터 5월초순까지 트래킹이 가능한데다 하루에 입산이 허가되는 인원을 특별히 제한해서 일년중 밀포드트래킹을 하는 인구는 극히 많지 않다. 밀포드트래킹을 하기 위해서는 퀸즈타운을 거쳐 거점도시 Te Anau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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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요르드지형임을 알수 있는 지도

밀포드트래킹은 가이드의 안내하에 모든 시설을 갖춘 롯지에서 숙박하며 4박5일동안 하는 가이디드트래킹과 숙소예약부터 식사와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인디펜던스트래킹(개별트래킹)으로 나뉜다. 개별트래킹은 Hut라고 부르는 숙소의 수용인원인 40명으로 입산인원을 제한하고 있어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길에 하루에 개별적으로 들어갈수 있는 인원은 40명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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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도 무리없이 할수 있는 가이디드트래킹

3박4일간 계속되는 트래킹의 수준은 크게 어렵지 않아서 우리나라 북한산을 오르내리는 수준이면 충분히 도전할만 하다. 가장 어려운 3일째 코스가 6시간정도 소요되는 정도인데 난이도는 우리나라 북한산 왠만한 코스보다 힘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없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길을 걸어보고 싶은 사람은 가이디드트래킹을 추천한다. 가이디드트래킹은 어린아이들도 어렵지 않게 걸어서 트래킹을 마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일주일에 한번이상 등산을 즐기는 수준이면 충분히 도전할만한 코스니 스스로 준비해서 개별트래킹으로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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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트래커들이 각자 준비해온 것들로 식사하고 난후 즐기는 여가시간

<준비하기>

밀포드트래킹을 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예약이다. 예약은 뉴질랜드 DOC(Department of Conservation) http://www.doc.govt.nz/ 에서 예약하는데 영어를 잘하지 않아도 어느정도의 단어만 알아도 예약할수 있으니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시도해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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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킹시작점까지 타고 들어가는 보트, 산장예약시 같이 예약해야 한다.

밀포드사운드트래킹은 10월말부터 가능한데 예약은 해마다 달라지긴 하지만 대체로 5월부터 받기 시작한다. 인기있는 기간은 사이트예약을 받기 시작하면 바로 마감이 되니 트래킹할 사람들은 날짜를 정해서 사이트가 오픈되는 시기에 바로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예약사이트가 개시되는 시기는 해마다 다르니 사이트에서 반드시 미리 확인하도록 하자.

예약을 할때는 테아나우에서 선착장까지 가는 버스와 트래킹시작점까지 가는 보트편, 그리고 트래킹을 마치고 샌드플라이선착장에서 밀포드사운드로 나오는 보트편을 함께 예약해야 한다. 독자적으로 트래킹시작점까지 가기는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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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트래킹때 묵게 되는 산장내부, 침상을 제외하고는 개인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예약을 마치고 나면 개별트래커들은 준비물을 잘 챙겨야 한다. 개별트래커들이 묵는 Hut에는 빈 침상과 가스대만 준비되어 있다. 침상에 깔고 잘 슬리핑백과 취사도구와 3박4일동안 먹을 거리들을 챙겨가야 한다. 먹을거리를 챙길때는 아침 저녁은 취사가 가능하지만 점심은 크래킹도중에 먹어야 하니, 아침에 산장을 출발할때 가벼운 먹거리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3박4일동안 갈아입을 옷도 준비하는게 좋다. 밀포드트래킹코스는 비가 오는 날이 많으니 우중산행에 대한 준비도 잘 갖추는 것이 좋다. 저녁마다 난로가에 모여 다들 신발이나 양말을 말리는데, 방수스패치를 챙기면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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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레이드선착장에서 내려서 트래킹을 시작한다.

<밀포드트래킹 시작하기>

밀포드트래킹을 시작하는 시점은 Glade선착장에서부터 시작한다. 글레이드선착장까지 가려면 Te Anau에서 버스를 타고 테아나우선착장까지 가서 보트를 타고 들어가는데, 준비과정에서 예약한대로 진행하면 된다. 트래킹을 차질없이 시작하려면 전날 테아나우에 도착해서 미리 Fiordland National Park Visitor Center에 가서 예약상황을 확인하고 셔틀버스 출발시간등 제반사항을 체크하는 것이 좋다. 트래킹코스에 관한 상세정보도 이곳에서 보다 정확한 정보를 얻을수 있으니 참고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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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포드트래킹은 정해진 길을 가야한다. 길 이외에 잘 보존된 자연의 모습

<트래킹코스>

밀포드트래킹은 총 53.5킬로미터에 달하는 코스이다. 가이디드트래킹과 개별트래킹은 같은 트래킹코스를 걸어가지만 묵는 지점은 각자 다르다. 코스에 대한 설명은 개별트래킹코스로 설명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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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날 도착숙소, 도착하면 침낭자리를 확인하고 이름을 적는다.

첫째날, Glade선착장에서 Clinton Hut까지 5킬로를 걷는다. 첫날은 테아나우에서 버스를 타고 보트를 타고 들어가느라 걷는 길은 길지 않다. 다리를 건너면서 트래킹은 시작되는데 길은 완만하고 힘들지 않게 하루를 마무리한다. 숙소에 도착하면 간판에 붙은 체크인용지에 이름을 적어넣어야 한다. 체크인용지의 번호는 침상번호이니 위치를 확인하고 마음에 드는 번호에 이름을 적어 넣는것이 좋다. 이름을 적어넣고 모두 모이면 레인저와 함께 Wet land를 걸으면서 밀포드의 자연과 생태에 대한 설명을 듣는 시간도 가지게 된다. 각자 준비한 음식을 조리해 먹으면서 하루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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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킹도중에 만나는 습지

둘째날, Clinton Hut에서 Mintaro Hut까지 16.5킬로미터를 걷는다. 둘째날의 코스는 클린턴강을 따라 걸어가다가 습지를 만나면서 자연 그대로의 원시림과 녹아내린 폭포들의 장관을 만나게 된다. 이날 도착하는 민타로산장은 밀포드트래킹코스의 정점인 맥키논패스의 아래에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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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가 녹아 호수가 만들어지는 풍경

셋째날, Mintaro Hut에서 Dumpling Hut까지 14킬로미터를 걷는 코스이다. 이날의 코스가 밀포드트래킹의 하이라이트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겨울동안 쌓였던 눈이 녹아 만들어지는 민타로호수와 클린턴계곡의 아름다운 폭포들이 이어지는 길을 구불구불 돌아 밀포드트래킹의 최고지점인 Mackinnon Pass까지 가는 길은 숨통을 트이게 만드는 경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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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포드트래킹중 가장 고도가 높은 Mackinnon Pass

맥키논패스는 1154미터에 불과한 높이지만 피요르드지형의 최고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결코 가볍게 볼 높이는 아니다. 이날의 코스는 밀포드트래킹의 하이라이트인 만큼 난이도또한 가장 힘든 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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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를 벗어나서 다녀와야 하는 서더랜드폭포

셋째날 코스중간에는 Surtherland 폭포를 볼수 있는데 트래킹코스에서 벗어나서 있는 폭포라 배낭을 대피소에 내려놓고 다녀오면 된다. 서더랜드폭포는 밀포드트래킹코스에 있는 폭포중 가장 웅장한 폭포인만큼 트래킹코스에서 벗어나서 걷는 길이지만 꼭 들러보도록 하자. 가까이서 폭포를 보고 싶으면 우비를 챙겨가야 하는 것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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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원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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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킹코스개척 초기, 노동자를 시켜서 바위를 깨서 만든 등산로

넷째날, Dumpling Hut에서 Sandfly 선착장까지 18킬로미터를 걷는 코스이다. 마지막 날의 코스는 일정중 가장 긴 길이지만 난이도는 많이 힘들지 않은 편이다. 이날은 산장에서 출발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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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플라이선착장에서 타고 나오는 보트

선착장에서 배를 제시간에 맞춰서 타려면 오후 2시에서 3시사이에는 도착해야 하기때문이다. 선착장보트 시간은 덤플링산장의 식당에 적어놓으니 반드시 체크해서 숙지하도록 하자. 이날 코스중에서 만나는 Bell Rock을 들러서 보는것도 잊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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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도중에 만나는 계곡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길이라 불리는 밀포드트래킹코스는 여유롭게 제대로 보지 않으면 그 아름다움을 놓치기 쉽다. 간혹 우리나라 산을 급하게 오르내리는 사람들 습관대로 트래킹을 진행하다 보면 과연 이 길이 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가를 의심하게 되는데, 밀포드트래킹이 아름다운 이유는 산길 구석구석 숨은 매력에 있다. 피요르드지형이 만드는 계곡들과 폭포들, 습지에서 자라는 각종의 생태식물들과 원시림들, 빙하가 녹아 만드는 호수들, 그런 것들을 지나치면서 보듯이 걷는다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길을 걷는 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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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박4일동안 같은 숙소에서 자고, 같은 길을 걸은 사람들은 어느사이 친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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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킹을 마치고 즐기는 밀포드사운드 크루즈에서 보는 경치

밀포드산길은 하루에 40명만 들어갈수 있는 의미 그 자체로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치를 지닌 곳이다. 우리가 트래킹후에 이곳에 남기수 있는 것은 발자욱만이고, 가져갈수 있는 것은 사진뿐이라는 밀포드산길은 자연이 만드는 아름다움에 그것을 지키려는 인간의 노력이 보태져서 더욱 아름다운 것이다. 세상에는 더 아름다운 경치도 많지만 우리가 지키려고 노력하지 않는 한 보존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허미경 여행칼럼니스트 lif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