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미래 먹거리는 뭘까. 애플워치 같은 웨어러블? 아니면 지문인식 같은 메디컬케어?
그 답은 지난 5월 팀 쿡 애플 CEO가 전직원에게 보낸 단체 메일에서 엿볼 수 있다. 쿡 CEO는 이 메일에서 “맥킨토시 PC를 음악가에게 판 것이 애플의 시초다. 이후 아이튠스는 디지털음악의 효시가 됐다. 이제 애플은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음악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으려 한다”고 밝혔다.
30억달러를 주고 비츠를 인수키로 한 다음 날의 일이다. 쿡 CEO는 “애플의 미래 생태계 확장과 제품 라인업 완성은 음악에 의해서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쿡 CEO를 비롯한 이른바 ‘디지털 무버(digital mover)’라고 불리는 실리콘밸리의 대다수 경영자들은 ‘음악=돈’으로 본다.
◇성장엔진 멈추지 않는 ‘디지털 뮤직’
실제로 전 세계 디지털음악 시장은 지난해 59억달러를 기록, 지속적인 성장세다. 기존 다운로드 형태의 서비스는 물론이고 유료 가입형 스트리밍 서비스나 광고 기반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 인터넷 라디오 등 다양한 방식의 서비스가 제공된다.
국제음반산업협회(IFPI)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디지털음악 매출은 다운로드 서비스와 광고 기반 서비스의 이용자 증가에 따라 전년 대비 4.3% 성장한 59억달러를 달성했다. 이는 전체 음악 시장의 39%에 해당한다.
기존 음반 매출은 유럽과 남미에서는 성장세를 보였다. 미국도 0.8% 성장했지만, 세계 2위 시장인 일본은 16.7% 감소세를 보였다.
◇스마트폰, 불붙은 디지털 음악에 ‘기름’
스마트폰의 확산은 음악 산업에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안드로이드와 iOS 플랫폼 간 사활 건 경쟁은 오히려 시장 규모를 키우고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는 효과를 발휘한다. 현재 스트리밍 서비스는 안드로이드 단말에서 많이 제공된다.
CD 등 물리적 매체와 달리, 스마트폰은 세계 어디에 있더라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스트리밍’에 초점 맞춰야
디지털 음악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하려면 ‘스트리밍’ 서비스에 최적화시킨 비즈니스 모델로 승부해야 한다는 게 외신들의 분석이다. 디지털 음악 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돼 온 ‘불법 다운로드’를 원천 차단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스웨덴 당국에 따르면 자국 스트리밍 뮤직 서비스(스포티지) 이용자의 90%는 해당 서비스를 이용한 뒤 불법 다운로드를 줄였다고 응답했다.
무엇보다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는 디지털 음악의 주생산자인 뮤지션에게도 이익이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특정 곡의 생명주기가 더 길기 때문에, 더 오랜 시간에 걸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다운로드 서비스는 음악 출시 이후 첫 3~4주에 걸쳐 많은 수익이 창출되는 것에 비해,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는 수년에 걸쳐 수익이 창출된다.
◇개도국은 디지털음악의 꽃
시스템 낙후와 높은 불법 복제율로 디지털음악의 사각지대였던 개발도상국 시장이 스마트폰 대중화 이후 디지털 음악의 성장 아이콘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유선인터넷 인프라 없이, 바로 무선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개도국에서 더 많은 기회가 있다. 남미는 디지털 음악 매출이 지난 3년에 걸쳐 124% 성장할 정도다.
김명룡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장은 “신흥 개도국 시장에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디지털음악 관련 서비스 업체들은 현지 이동통신사나 ISP들과 협력을 강화, 가입자에게 음악 서비스를 번들링으로 제공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특히 개도국 시장에서는 신용카드 보유자가 적기 때문에 통신사업자들과의 제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디지털 음악의 향후 성장 전망>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