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세계 1위 특허 출원국으로 부상한 데 이어 중국 기업이 지식재산(IP) 보호와 활용 등 IP경영에 적극적인 모양새다.
‘짝퉁 천국’이라는 불명예를 벗고 지식재산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정부의 정책 의지가 높은데다 민간 기업까지 독자 IP 확보에 나서면서 중국 내 IP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세계시장에서 중국 기업과 경쟁할 우리 기업의 충분한 사전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5일 지식재산연구원(원장 최덕철)에 따르면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기업 지식재산권 전략 포럼’에서 중싱통신(ZTE)과 비야디(BYD), 베이징푸톈자동차(北京福田汽車) 등 중국 내 우수 지식재산권 기업이 자사 특허 운용 노하우 및 특허 창출·활용 성과를 발표했다.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는 시작단계부터 특허 창출 요소를 고려해 제품을 생산한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약 5만2000건의 해외 특허 출원을 완료했다. 세계적으로 지식재산권 분쟁이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영역 중 하나인 통신·모바일 시장에 대처하려 IP경영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ZTE는 해외 기업과의 특허 라이선스 계약 체결과 특허협력조약(PCT) 등을 적극 활용해 해외 시장 진출을 도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기준 ZTE의 PCT국제특허 신청 건수는 통신업 내에서 세계 최다를 기록했으며 중국내 발명특허 신청 건수도 1위를 차지했다.
전기자동차 회사인 비야디와 베이징푸톈자동차도 IP 중심 경영으로 시장 선도에 나섰다.
비야디는 현재까지 1000건의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완료했고 보유 특허의 사업화 비율은 약 90%에 달한다.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기술력 향상 및 지식 축적으로 주력 상품의 지식재산권 창출에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전기자동차의 핵심인 배터리 분야에 강력한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베이징푸톈자동차는 특허 분석으로 기술을 보호하고 단점을 개선하는 특허 전략을 실시 중이다. 회사가 보유한 쿨링 시스템 특허의 경우 분석 결과에 바탕을 두고 현존 기술의 단점을 보완하고 성능을 20% 개선한 특허를 창출해 원가 절감 효과를 봤다.
지난 2010년 독일 다임러사와 트럭 제조 조인트벤처를 설립할 당시에도 풍부한 지식재산 포트폴리오와 기술력으로 20억위안의 무형 자산과 10억위안의 현물 출자를 실시했다. 기술력에 있어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아왔던 중국 기업이지만 지속적인 IP경영과 기술력 향상으로 무형자산에 근거해 자본을 제공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김송이 지식재산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중국 지식재산권 관련 최근 동향을 살펴보면 정부 발표에 일부 과장된 측면이 있고 질적으로 큰 발전을 이뤘다고 보긴 힘들다”면서도 “양적으로는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고 중국 정부가 강한 정책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만큼 우리 기업도 평소 IP관리 및 경영으로 중국의 IP환경 변화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표]중국 우수 지식재산권 기업 및 IP경영 요소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