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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세상물정 모르고 험난한 특허개발에 뛰어든 것은 2009년 말입니다. 저는 그 당시 경찰서에서 각종 행정발전을 위한 정책 연구, 제안하는 일을 했습니다. 이후 퇴근 후에는 발명 작업에 몰두 했습니다.” 경기도지방경찰청 부천소사경찰서 범박지구대 임동규(사진) 경위의 말이다. 임 경위는 직업이 2개 있다. 경찰관으로서의 메인잡과 발명가로서의 서브잡이 그것이다.
그동안 임 경위가 발명한 제품은 몇가지나 될까? “발 받침 아기띠, 차량에 의한 보행자 충격 보호대, 경찰용 시위진압용 최루가스, 페인트 자동 분사 방패, 티눈·각질·무좀 제거 발마사지기, 막걸리 용기 디자인, 이색 펀치 볼 등 종류와 장르가 다양한 발명품이 수십가지는 됩니다.”
임 경위가 만든 제품 들 중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이 있다. 누구나 가정에서 쉽게 다이어트 운동을 할 수 있도록 개발된 ‘이색 펀치 볼’ 운동기구이다. 직업이 경찰관인 만큼 임 경위는 30년째 운동을 해오고 있다. “체육관에서 운동을 하던 중 가정에서도 쉽게 운동을 하면서 다이어트 효과를 낼 수 있는 운동기구는 없을까? 라는 고민을 하게 됐죠.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더라고요. 그러던 중 ‘이색 펀치 볼’이 떠올랐습니다.”
임 경위가 개발한 ‘이색 펀치 볼’은 사용자가 ‘펀치 볼’을 타격 하면 빙글빙글 도는 시스템이다. 되돌아오는 펀치 볼의 위치가 일정해 왼손과 오른손을 번갈아가며 받아치는 연속 타격이 가능해 상당히 큰 폭의 운동 효과를 가져 온다. 상단부에 속도 조절 장치가 있고, 조립식으로 탈·부착과 높낮이 조절도 가능해 남녀노소 사용할 수 있다. 권투 도장은 물론, 헬스클럽, 일반 가정, 회사, 공원 등 어디든 간편하게 설치할 수 있다.
임 경위는 제품을 만든 뒤 샘플에 대한 평가가 궁금했다. 전직 복서 홍수환씨가 있는 권투 도장을 찾아갔다. 제품을 사용해 본 홍수환씨와 코치들 반응은 ‘극찬’이었다. 권투 연습용으로도 사용할 가치가 있으며 가정에서도 충분히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소견을 홍수환 씨로부터 직접 들었다. 홍씨는 제품이 상품화 될 경우 적극적인 홍보 지원도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운동효과가 뛰어난 제품을 발명하고도 ‘이색 펀치 볼’이 상품으로 나오기 까지는 4년여간 진통을 겪어야 했다. “먼저 현황 및 문제점(대중화 실패원인) 발견, 개선방안(업그레이드), 향후 기대효과(파급효과) 등 학습에 들어갔죠. 또 전세계에 없던 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특허출원한 기술이 특허청 심사관으로부터 심사등록 받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실제로 심사등록을 마치고 나니 제가 개발한 특허품에 투자(샘플개발, 양산, 판매, 광고 등)하려는 업체를 찾는 것도 관건이었습니다.” 임 경위의 말이다.
그는 직접 부딪히기로 했다. 회전식 펀치볼 샘플을 만들기 위해 서울 문래동, 인천지역 엔지니어를 찾아다니며 주문제작 의뢰를 해야 했다. 가까스로 기능을 설명할 수 있는 샘플을 만들었다. 이번에는 이렇게 만들어진 샘플을 차에 싣고 여러 관련 업체를 방문, 투자요청을 했다. 그러나 그는 큰 좌절감을 맛봐야 했다.
“이게 무슨 운동기구냐?, 이걸 상품화할 수 있겠느냐?, 금형비가 너무 많이 나올거 같다, 가정집에 놓고 사용할 수 없는 제품이다 등 무시와 천대를 하며 모두가 투자가치가 없다고 하더군요. 아이디어를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았죠. 곧바로 동영상 제작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관내 권투 도장 관장을 찾아가 협조를 구했습니다.”
임 경위는 이렇게 제작된 동영상을 지역신문(부천) 기자에게 부탁,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렸다.
그러자, 방공국의 인터뷰 요청이 쇄도 했다. 아울러 여러 업자 및 업체들이 투자의지를 보였다. 인천 소재 한 격투기 용품 판매 유통업체에 의해 ‘이색 펀치 볼’은 본격적인 개발(완성품개발) 양산에 돌입하며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임 경위가 심혈을 기울여 발명한 ‘이색 펀치 볼’은 지난 2013년 대한민국 발명특허대전에 참가, 특허청장상을 받았다.
“개발자와 투자자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상시 전시장을 만드는 것이 꿈입니다. 요즘 SNS, 유튜브 등 온라인을 통한 홍보의 공간이 활성화돼 과거에 비해 개발자들이 자신의 상품을 알리는 데 많이 용이해진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일반인들이 상품의 개발에서부터 홍보, 판매까지 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어려움과 변수가 있습니다. ‘이색 펀치 볼’이 잘 팔리고 성공하면 특허 개발자들이 마음껏 개발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싶습니다.” 임 경위의 바램이다.
전자신문인터넷 라이프팀
소성렬 기자 hisabis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