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주도적 수학 학습 습관 기르기. 여름방학은 부족한 수학실력을 다져놓을 최적의 시간이다. 부모들은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아지는 방학 동안 아이들이 빈둥거리며 게임을 많이 할까 염려스럽지만, 이런 고민이 드는 순간 가장 필요한 건 바로 계획적인 시간 활용이다. 부모는 아이 스스로 수학 학습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시매쓰 수학연구소 조경희 소장은 “모든 계획을 세울 때 아이가 이번 방학 동안 해야 할 일을 알고 그들이 원하는 계획을 스스로 세울 수 있도록 아이와 의견을 나누어야 한다”며 “계획도 자기주도적으로 세워야 실천할 때 동기부여가 되고 자기 생활 관리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여름방학 동안 실천 가능한 나만의 수학 학습계획을 세우고 이를 능동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자기주도적 학습 습관을 길러보자. 스스로 사고하고 이해하는 수학 학습 과정에서 자기주도성은 필수다. 자기주도성을 갖고 있는 아이는 스스로 자신의 학습에 대해 주도권을 갖고 목표를 정해 계획한 후 공부에 필요한 전략과 방법을 터득하여 실행하고, 실행 결과를 스스로 평가하고 점검한다.
방학 학습 계획을 세울 때는 자기 스스로 학습 수준을 정확히 판단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가령, 지난 1학기에 배웠던 수학 과목에서 이해가 어려웠던 단원을 체크하고, 그 부분을 복습하면서 이해한 개념과 원리를 자연스럽게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자신이 보충해야 할 부분을 정확히 알고 있다면 자신의 시간표에 어떤 학습을 넣어야 하는지 스스로 계획을 세울 수 있다. 계획을 세우는 단계는 부모의 관심이 필요한 부분이다. 아이가 어떤 부분을 잘하고 취약한지 알고 있어야 의견을 나눌 수 있다.
계획을 세웠다면 반드시 아이가 인정하고 협의한 대로 해야 한다. 계획이 부모 입장에서 다소 못마땅하더라도 그대로 이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꼭 본인이 세운 계획을 완수하도록 해야 한다. 여기에서 주의할 점은 공부를 하고 나면 그에 대한 보상으로 게임 시간을 준다거나 평소 갖고 싶은 것을 사주겠다는 조건을 달지 말아야 한다. 은연 중에 공부는 지루하고 재미없는 것이라 여길 수 있기 때문이다.
수학 공부에서 올바른 학습 습관은 ‘손으로 직접 풀어보기’, ‘풀이 과정 기록하기’, ‘오답노트 만들고 활용하기’ 등이다. 초등 저학년 수학의 경우 문제들이 비교적 단순하고 복잡하지 않아서 머리로만 문제를 풀어도 성적이 잘 나오기 때문에 대부분 자신의 실력이 상위권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고학년이 될수록 공부하게 되는 개념이나 원리들이 점차 심화되고, 복합적인 응용문제들이 많아지면서 논리적 절차를 차근차근 밟아가는 과정이 요구되는데 직접 자신의 손으로 풀어보는 습관이 형성되어 있지 않은 학생은 직관적으로 머릿속에서 한번에 답을 구하려 하기에 오답을 쓸 확률이 높고, 좌절감으로 인해 수학에 대한 벽이 높아진다.
자기주도적으로 수학 문제를 풀려면 학생 스스로 그 문제에 내재된 수학 지식, 해결 방법을 궁금해하고 찾아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입된 지식과 해결 방법으로 일시적 성과를 거둘 수 있어도 학년이 올라갈수록 한계에 부딪치게 된다.
공식을 암기해 문제를 풀거나 생각하기 보다 문제를 유형화 시켜놓은 문제집으로만 공부하는 것, 문제 고유의 속성과는 무관하게 문제 풀이 기술로 접근하는 것은 학습의 자기주도성을 방해하는 일이다.
주어진 문제를 분석해, 그 문제에 담긴 개념과 원리, 방법을 찾아내도록 하는 사고 훈련을 해야 한다. 부모는 아이가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때 미리 방법을 제시하지 말고 ‘이 문제는 어떤 수학 개념과 원리를 담고 있는가’, ‘그 개념과 원리가 어떻게 연계되어 있는가’, ‘이를 풀어가려면 어떤 방법이 필요한가’ 등 사고를 유도해주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끈기 있게 탐구하고 해결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이런 방식으로 학습 과정이 훈련된다면 아무리 어려운 고난도 문제가 나오더라도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초등 1, 2학년은 연산 능력을 점검해 보아야 한다. 연산 능력이 부족한 학생이라면 여름방학을 이용해 반드시 보충해야 한다. 교과서의 구성도 1학기 연산 영역을 알아야 2학기 연산 영역을 학습할 때 힘들어하지 않는다.
초등 3학년은 연산 영역과 도형 영역을 모두 점검해 보아야 한다. 3학년은 연산이 갑자기 어려워지는 시기이기 때문에 연산 영역이 부족하면 수학에 대한 자신감을 잃을 수 있으므로 이 시기에 다시 반복하며 실력을 쌓아야 한다.
도형 영역에서는 도형의 기초 개념이 나오므로 교구나 생활 속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도형을 이용해 관심과 호기심을 느끼게 해 주면 도움이 된다. 3학년 때 도형의 기초 개념을 확실히 다져놔야 고학년이 되어서도 어려운 도형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다.
4학년 이상의 고학년은 연산 영역과 도형 영역은 물론 문제해결력까지 점검해야 한다. 이때부터 수학의 학습 능력의 차이가 더욱 커지므로 선행보다 배웠던 내용을 돌아보며 학습한 개념을 확실히 다져놔야 한다.
조경희 소장은 “여름방학에는 1학기에 배웠던 내용에 대한 문제해결력과 심화문제를 경험하게 하는 등 학습 강약을 조절하며 다음 학기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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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성렬 기자 hisabis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