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가 휴대폰에 구글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를 더 이상 쓰지 않겠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 사상 최대 규모인 1만8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밝히면서 함께 나온 조치다.
18일 타임 등 외신에 따르면 MS는 노키아 휴대폰 사업을 인수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내년까지 1만8000명을 감원하고 사업 구조조정도 병행할 예정이다.
MS는 노키아 사업부 1만2500명과 그 외 사업부에서 5500명을 해고했다. 이어 안드로이드폰 프로젝트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안드로이드 기반 ‘노키아X’ 스마트폰 OS는 윈도폰으로 바꾼다.
MS는 지난달 노키아X2 안드로이드폰을 새로 선보이는 등 안드로이드에서 자사 서비스를 결합해 생태계를 확대하려는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MS는 안드로이드와 사실상 결별하게 됐다. 외신에 따르면 MS는 신흥 시장에서 많이 판매된 노키아 ‘아샤’ 플랫폼 기반의 피처폰 ‘S40’ 사업도 중단한다. 보급형 시장에도 모두 윈도폰을 투입하기로 했다는 말이다.
스테판 엘롭 MS 부사장은 “현지 시장 특성에 맞춰 모바일 사업을 펼칠 것”이라면서 “보급형 시장에도 루미아 스마트폰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MS는 또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TV콘텐츠 제작을 담당하는 ‘X박스 엔터테인먼트 스튜디오’도 폐쇄하기로 했다. 유명 제작자인 스티븐 스필버그는 현재 MS를 위해 헤일로 TV드라마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MS는 헤일로 프로젝트는 그대로 진행하지만 향후 다른 콘텐츠를 직접 만들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 공장은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중심을 옮긴다. 엘롭 부사장은 “중국 베이징에서 엔지니어링 노력을 축소하지만 저가 디바이스에 초점을 맞춰 팀은 유지된다”며 “휴대폰 생산은 주로 하노이에서 하고 일부 생산은 베이징과 둥관에서 계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기타 MS 제품 생산과 수리 조직은 마나우스와 레이노사가 책임지고 오스트리아와 헝가리는 폐쇄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새 사령탑으로 취임한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의 이 같은 방침에 타임은 “MS가 전략을 제대로 짠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윈도폰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스토어의 각각 매출과 개발자 숫자를 비교해보면 간단하다는 설명이다.
타임은 “MS는 신흥시장 기반의 저가 윈도폰으로 지난해 상당한 결실을 거뒀지만 계속 이 방침을 고수하면 곤란하다”며 “특히 신흥시장향 윈도폰에는 MS의 소프트웨어 통합이 이뤄져 있지 않아 장기적인 수익을 담보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는 내년 원드라이드, 오피스365 등 자사 오피스 프로그램이 보다 긴밀하게 결합된 새 윈도 OS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