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균의 스타트업 멘토링]<79>대기업도 린스타트업을 배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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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뿐 아니라 모든 기업엔 오래된 신화가 있다. ‘신규사업’이라고 하는 신화다. 모든 회사가 신규사업을 추진하지만 성공하는 곳은 드물다. 거기에 소진한 자금만 모았어도 상당한 규모의 자산이 될 것이다. 신규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룰 수 있다는 다양한 이론 만큼이나 다양한 시도를 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 심지어 조직과 예산의 권한을 완전히 독립하고 자율적으로 운영해야 창의성이 발휘된다는 이론으로 별도 조직을 만들어 신규사업을 추진한 회사들도 많다. 알만한 회사들이 독특한 브랜드 조직을 만들고 수년간 많은 돈을 투입하고도 효과를 보지 못했다. 도대체 기존 조직에서 신규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방법은 없을까?

대기업은 언제나 개혁의 대상이다. 그러나 스스로 개혁의 주도자 혹은 시장 파괴자가 될 수도 있다. 누구보다 더 잘 혁신할 수 있는 기회와 기득권을 갖고 있으면서 그것을 포기하고야 만다. 필자도 예전 부동의 1위 PC통신서비스를 인터넷 기반으로 바꾸는 기술을 연구해 사업부에 제시했었다. 매출이 줄어든다는 이유로 인터넷으로의 변경을 포기했고 채 10년이 안돼 1등이었던 사업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세상에 ‘만일’은 없지만 그래도 만일 그때 그 PC통신 서비스가 인터넷 기반으로 전환했으면 지금의 네이버 위치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 파괴는 당장의 단기적인 희생을 요구하지만 더 큰 시장이 주는 보상을 장기적으로 누릴 기회를 획득하는 행동이다.

대기업의 신규사업 조직 실패를 신규사업 조직과 권한의 독립성 문제로만 보는 것은 좁은 시각이다. 진짜 문제는 신규사업을 실행할 방법론이 없기 때문이다. 비록 대기업은 검증된 시장에서 실행하는 것에 집중하지만 신규사업팀의 경우는 시장을 찾고 검증하는 조직이고, 스타트업 경영을 적용해야 한다. 스타트업과 동일하게 린스타트업 방법으로 접근해야 한다.

린스타트업을 쓴 에릭 리스는 오랫동안 대기업에 린스타트업 방법을 가르치고 컨설팅하고 제품에 적용해 상당한 성과를 냈다. 시대가 바뀌고 있다. 속도와 시장 적응 능력 없이 과거에 했던 것처럼 자본과 유통으로 시장을 주도하는 영역은 점점 사라진다. 대기업도 린스타트업을 배우고 제품과 서비스에 적용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삼키고 있기 때문이다.

프라이머 대표 douglas@prime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