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장 매각설이 돌던 IBM이 신소재 기반 칩 개발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10일 파이낸셜타임스는 IBM이 향후 5년간 30억달러(약 3조324억원)를 들여 그래핀, 카본나노튜브 등 차세대 소재 기반의 칩 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IBM은 향후 10년 이상 장기적 미래를 내다보고 차세대 반도체 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그동안 이 회사는 실리콘칩의 전기회로를 최소화해 전기 소모를 줄이고 속도를 높이는 기술과 함께 대체 물질을 개발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스티븐 밀스 IBM 수석부사장은 해당 프로젝트 사실에 즉답을 피했지만 “우리가 가진 하드웨어 플랫폼에 대한 장기 과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반도체 개발 프로젝트는 IBM이 장기적으로 내다보고 투자해야 될 분야”라고 언급했다.
30억달러 중 10~12억달러는 생산공장을 짓는데 투입된다. 이 공장은 22나노공정보다 진보된 공정으로 칩을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리차드 도헤르티 인디펜던트테크놀로지 애널리스트는 “IBM은 5~10년 계획으로 차세대 반도체에 투자하고 있다”며 “실리콘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소재에 투자할 것”이라고 전했다.
IBM은 10년 넘게 신소재 개발에 매달렸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앞서 지난 1월 IBM은 중국 레노버에 저가서버 사업부를 매각하기로 합의했고 최근에는 미국에 두 곳 남은 칩 생산공장 처분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저 케이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제조업을 청산하면 차세대 칩개발에 필요한 100~120억달러의 자금을 아낄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IBM은 회로 선폭이 기존의 3분의 1정도에 해당하는 7나노공정 칩개발에 나서는 한편 성능향상과 비용절감으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이번 프로젝트로 개발할 반도체가 빅데이터 분석이나 클라우드 관련 기기에 쓰일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IBM 반도체 부문 매출은 지난 2013년 기준 20억3000만달러로 회사 전체 매출액 1000억달러의 2% 수준이었지만 적자액이 연간 15억달러에 달한다. 이에 글로벌파운드리에 반도체 생산 부문을 매각하고 설계사업과 특허는 유지해 사실상 ‘팹리스’로 남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 바 있다. IBM은 지난해 연구개발에 62억달러를 투자했다.
<IBM 반도체부문 사업 추이 / 자료:IBM>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