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배급난 인도 뉴델리, `물 ATM` 설치

물 부족 현상으로 주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 인도의 수도 뉴델리에 돈 대신 물을 인출할 수 있는 자동화기기(ATM)가 설치된다.

미국 CNN방송은 뉴델리시가 ‘물ATM’ 500대를 설치하는 계획을 확정했다고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은행 ATM과 비슷한 외관을 지닌 이 기기에 1센트(약 10원)를 넣으면 정수된 물 4리터를 얻을 수 있다. 이는 인도현지 기준으로도 저렴한 가격이다.

태양열로 작동하는 ‘물ATM’을 발명한 것은 인도의 사회적 기업 사르바잘(‘모두를 위한 물’이라는 뜻)이다.

이들은 지난해 말 뉴델리의 사르바 게라 지역에 이 기기 15대를 시범 설치해 주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사르바잘 관계자에 따르면 물ATM이 설치된 후 수인성 전염병 환자가 감소했다. 지금까지 뉴델리 내 미개발 지역에서는 45도를 웃도는 폭염에도 불구하고 물을 얻으려는 주민들이 물병과 빈 석유통을 들고 일주일에 한번 방문하는 물 배급 트럭 앞에 길게 늘어서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이들은 “일주일에 물이 오로지 한번 지급되는데도 그때마다 우리는 싸워야 한다”며 불만을 제기해왔다.

인도 정부 당국에 따르면 현재 1억5000만명에 이르는 인도인이 깨끗한 물을 제공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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