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균의 스타트업 멘토링]<67>조직문화는 `신뢰`다

그 믿음의 정점에 CEO가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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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과 카페 그리고 넓은 잔디마당이 있는 어떤 회사가 TV에 소개되면서 유명해졌다. “날씨가 좋아서 갑자기 놀고 싶어졌어요”라고 아침에 메일 보내고 휴가를 쓴다. 근무시간에도 수영하고, 기타 치며 놀아도 된다. 홍보하고 친구들에게 자랑하기에 좋은 주제기는 하지만 이것이 기업문화일까? 또 이렇게 하면 성공할까?

기업문화의 일부기는 하지만 그 자체는 아니다. 돈을 많이 벌면 당연히 기여한 직원들의 복지에 투자해야 하고, 직원이 회사의 간접 고객이긴 하지만 직원 복지가 성공의 중심 원리처럼 이야기한다면 틀렸다. 진짜 고객은 언제나 조직 밖에 있기 때문이다.

기업문화는 규율의 성격을 띤다. 상벌과 같은 조직 경험을 통해 구성원이 특정한 행동을 하게 한다. 일부 규정으로 만들어지지만 암묵적으로 규율화돼 조직에 뿌리 내리는 것이 훨씬 더 많다. 조직문화란 ‘조직 구성원들로 하여금 다양한 상황에 대한 해석과 행위를 불러일으키는 조직 내에 공유된 정신적인 가치’다.

조직은 민감하다. 규정보다 CEO의 지나가는 말 한마디, 표정, 행동(결정) 하나가 더 큰 신호가 된다. 직원들은 CEO가 이랬다 저랬다 한다고 자주 불평한다. 일관성이 없으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혼란스럽다. 겉으로 따르는 규율과 실질적으로 믿는 규율이 다른 이중성이 깊어지고 조직은 정렬되기보다 각자 살길을 알아서 찾게 만든다.

신뢰가 없으면 명시적인 모든 것들이 무너진다. ‘실력은 없는데 줄 잘 선 친구가 승진했다’는 믿음이 퍼지면 훌륭한 인사평가시스템은 무용지물이 되고, 줄 잘 서는 문화가 그 기업의 문화가 된다. 자율적으로 일하라고 말하고도 동의하지 않는 일을 시키거나, 결과에 대해 불평을 하면 시킨 일이나 열심히 하고 자발적으로 일하지 않는 것이 그 기업의 문화가 된다. 조직문화는 ‘신뢰’다.

조직 신뢰의 정점은 CEO다. CEO가 문화의 방향은 결정하지만 문화와 규율에 가장 먼저 복종해야 한다. 직원을 속일 수 있는가? 잠시 속기도 하지만 똑똑한 직원들은 CEO의 말과 행동과 표정의 미묘한 차이를 간파하고 통합성(integrity)을 체크한다. 감추고 싶어도 드러나는 것이 CEO의 인격과 욕심과 통합성이다.

조직문화는 CEO의 인격에 대한 신뢰다.

프라이머 대표 douglas@prime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