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균의 스타트업 멘토링]<66>스타트업이 경력자를 채용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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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화려한 경력을 가진 유명인들의 현란한 자기자랑 입심에 쉽게 넘어가던 어리바리한 초보 경영자였다. 고문, 자문, 이사, 심지어 대표이사 자리까지 만들어 모셔서 이 분들의 도움을 받으면 사업을 쉽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 이런 분들의 공통점이 있다. 유명하고 인품 좋고 말을 참 잘한다. 물론 훌륭한 분들도 있었지만 많은 경우 돈만 쓰고 별 효과가 없었고, 한 번은 회사가 망할 뻔도 했다.

스타트업이 성장해서 분야별로 경험 있는 사람이 필요할 때가 온다. 이때 스타트업의 멤버로서 ‘일을 할 사람’을 찾아야지 유명세를 좇아 ‘상전’을 모셔서는 안 된다. 스타트업에 적합한 태도가 바탕이 되지 않은 능력은 발휘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조직 분위기를 해친다. 누가 스타트업에 멤버가 될 수 있는 경력자일까? 자신의 손으로 ‘직접 일’해서 ‘직접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이다. 손발이 있어야 일을 할 수 있다면 재고하라. 그건 자기 능력이 아니다. 나이와 경력, 직위와 과거 무용담을 많이 이야기하는 사람은 재고하라. 그 무용담에 등장하는 무공이 스타트업에서는 무용지물인 때가 많다. 크립톤 행성에서는 슈퍼맨도 그냥 평범한 인간으로 열심히 발로 뛰고 손으로 헤쳐 나가야 하는 것과 같다.

사회경험이나 직장경험이 없는 창업자는 경력자들의 부풀려진 이력서와 과장된 자기소개에 잘 속는다. 면접을 할 때도 속마음을 훤히 다 보여준다. 오히려 사회 경험이 많은 피면접자가 자기 홍보에 열을 올리며 이른바 ‘영업이란 이런 세계고 어떻게 해야 한다’며 초보 창업자를 한 수 가르쳐 주기라도 하면 감동과 신뢰가 넘치고 합격이다. 많이 아는 척하는 사람보다 겸손한 사람을 채용하라. 이미 많이 안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은 새로운 환경에서 성장할 준비가 안 된 사람이다.

사람의 채용은 회사의 대들보를 세우는 일로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회사 경영에서 창업자 자신이 회사를 가장 잘 이끌 유일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비전과 생각을 믿으라. 그리고 내 생각을 구현하는 ‘협력자’로서 경력자를 채용하라.

후배 창업자들은 이 말을 명심하기 바란다. “남이 내 돈 안 벌어준다.”

프라이머 대표 douglas@prime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