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시장이 올해 확실히 좋아질 것 같습니다. 기회가 있는 만큼 우리만의 강점을 살려 시장을 공략할 계획입니다.”
연초 해외 시장을 점검하고 돌아온 모 가전업체 해외영업총괄 임원의 말이다. 지난해 성장국면에 진입한 북미에 이어 유럽시장이 회복세를 보여 올해 선진 시장에 주력하겠다는 설명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가전·자동차업계가 올해 선진시장에 전력을 다한다. 연이은 금융위기로 한동안 신흥시장에 주력했던 전략을 바꿨다.
유럽시장에 특히 관심이 크다. 2년 연속 침체기였던 만큼 경기회복 효과가 크게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다.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TV 등 영상·음향 제품을 포함한 생활가전 시장은 2011년 735억9600만유로에서 2012년 681억1000만유로로 축소됐다. 지난해도 1~3분기 기준 434억8100만유로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0% 이상 줄었다. 2년 사이 20% 안팎 시장이 축소된 셈이다.
주목되는 것은 우리 업계가 이 기간 프리미엄 이미지 심기에 많은 노력을 쏟아부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생활가전 담당자는 “최근 우리 제품에 대한 프리미엄 이미지가 많이 개선되고 있다”며 “경기 회복과 함께 프리미엄 시장에서 점유율 확보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례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영국 왕실 전용 백화점`이라는 해롯에 가전 전용 매장을 오픈했다. 해롯백화점에 가전 전용매장을 갖고 있는 곳은 독일기업 밀레 이외에는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LG전자도 경기 회복 기대치가 높다. 다양한 프리미엄 마케팅 전략을 펼치며 회복기를 손꼽아 기다려왔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 선진 시장에 특화한 제품 수가 늘어날 것”이라며 “광고 등 마케팅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견전자업계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지난해 처음 북미 매출액이 1억달러를 돌파했으며 올 목표치도 50%가량 늘려 잡았다. 전자비데업체 삼홍테크도 독일 매출이 빠르게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이 시장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권지혜 삼홍테크 대표는 “유럽 선호도가 높은 U자형 비데를 주력으로 시장 대응을 강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 역시 7년 만에 처음 성장제로 전환하는 유럽을 필두로 선진시장에서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유럽 자동차시장은 아직 남유럽 금융 불안 여파가 남아 있어 올해 2.9% 성장한 1417만대로 예상한다. 지난해 유럽 판매가 크게 줄어든 현대·기아차는 현지 전용 모델과 신형 제네시스 등 프리미엄 차량을 내세워 브랜드 강화와 판매 회복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 자동차 시장 역시 경기 회복 지속으로 올해 시장규모가 작년보다 3.7% 증가한 1617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북미에서 긍정적인 소비 심리가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신형 제네시스를 필두로 쏘울·쏘나타 등 신차를 연이어 출시하며 판매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최남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침체기 투자를 이어간 기업이 경기 회복기에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며 “경기에 민감한 제품일수록 그런 경향이 더욱 강하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표】서유럽시장 분기별 가전시장 성장률(단위:100만유로) ※자료:GfK>
![【표】서유럽시장 분기별 가전시장 성장률(단위:100만유로) ※자료:GfK](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4/02/10/529347_20140210171542_845_T0001_550.png)
김준배·양종석·김명희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