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약제 분야 세계적 권위자 최우백(57) 박사가 슈퍼박테리아 치료 분야에 신기원을 열었다. 신약개발업체인 `FOB Synthesis`의 최고경영자(CEO)인 그는 여러 항생제(다제)에 내성을 가진 슈퍼박테리아(다제내성균) 중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그램음성(gram-negative) 세균에 우수한 항균력을 보이는 후보물질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글로벌 제약회사인 아스트라제네카와 기술 이전 계약도 맺었다.
최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이 개발한 물질은 카바페넴 계열의 항생제(FSI-1671, FSI-1686)다.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 `클렙시엘라 뉴모니아`, `이콜라이`, `슈도모나스 에어로기노사` 등 기존 항생제로 치료할 수 없는 그램음성 세균에 의한 감염 치료에 뛰어난 효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바페넴 계열 항생제는 인류가 개발한 가장 강력한 치료제다. 지난 2000년대 후반 카바페넴에 대한 내성균이 처음으로 보고된 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특히 2010년 인도, 영국, 일본 등에서 NMD-1(인도 뉴델리형) 내성균 출현이 잇따라 보고된 이후 세계 보건당국과 제약업계가 차세대 신약개발에 몰두해 왔다.
최 박사는 “슈퍼박테리아 치료제 개발을 시작한 지 10년 만에 거둔 성과”라며 “그동안 아스트라제네카와 협력해 많은 실험을 했는데 우리가 개발한 물질이 아주 좋은 효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병원 내 감염에 의한 폐렴과 요로감염, 피부감염 등에 효능을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2차 세균감염으로 고통 받는 환자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