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끄러운 길에선 `급하면` 안 된다. 눈길 운전의 비법은 다름아닌 `서행`. 가속 페달은 살살 밟으면서 차를 천천히 출발시켜야 한다. 더 중요한 건 달릴 때다. 멈춰 설 때 브레이크는 평소보다 미리, 그리고 살살 밟아줘야 안전하다. 핸들링도 부드럽게 해야 차 뒷부분이 돌지 않는다.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바퀴가 헛돈다면 TCS(트랙션 컨트롤 시스템)의 도움을 받게 된다. 차종에 따라 “지잉~지잉~” 이나 “킹~킹~” 등 독특한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계기반엔 TCS 혹은 VDC(ECS)등 노란색 경고등이 들어오면서 미끄러짐을 알려준다. TCS는 구동력을 제어하는 기술이다. 엔진의 힘이 바퀴에 전달될 때 미끄러짐을 감지하면서 차가 돌지 않도록 돕는다. 특히 좌우 바퀴 접지력이 다를 때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물론 출발할 때 바퀴가 헛도는 길에선 멈춰서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특히 평소엔 들리지 않던 소리가 들리면서 운전자들이 당황하는 경우가 있다. ABS가 작동하는 소리 때문이다. 마른 노면에선 급제동 상황에서나 들을 수 있겠지만, 눈길 빗길에선 조금만 밟아도 들리는 경우가 있다. 소리는 차종 별로 조금씩 다르다. “두두두둑” 소리가 나면서 브레이크 페달이 약간씩 떨린다. “뚝뚝뚝”소리가 나기도 한다.
그런데 ABS는 차가 돌지 않도록 브레이크를 알아서 나눠 밟아 주는 장치일 뿐, 빨리 멈춰 세워주는 장치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TCS도 마찬가지다. 위기 상황을 조금이나마 늦추고, 자세를 유지하기 위한 장치다. 요즘엔 두 기능을 통합해 VDC(혹은 ESC)등으로 부른다.
코너를 돌 땐 최대한 속도를 줄인 뒤 부드럽게 진입해야 안전하게 빠져나갈 수 있다. 눈길에서의 급한 운전대 조작은 내 차를 얼음 위 팽이처럼 뱅글뱅글 돌게 만드는 지름길이니 절대 해선 안 되는 행동이다.
박찬규 RPM9 기자 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