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황금 알을 낳던 시대는 갔다.`
올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치열한 가격 경쟁 시대로 접어든다. 세계 1위 삼성전자에 큰 위협이다. 9일 블룸버그·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올해 저가 스마트폰의 반란을 예고했다. 고급 스마트폰 판매 감소로 촉발된 글로벌 스마트폰 가격 전쟁이 삼성전자 영업이익에 타격을 줬다고 분석했다.
전미가전협회(CEA)에 따르면 올해 스마트폰 평균 가격이 297달러(약 31만6000원)로 지난해 345달러(약 36만7400원) 보다 14% 가량 떨어진다. 반면에 판매대수는 20% 늘어난다는 점이 가격 하락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2010년 평균가격은 444달러(약 47만2800원) 였다. IDC도 지난해 스마트폰 평균 가격이 2011년 보다 16% 줄었며 추가 스마트폰 가격 하락을 예고했다.
가장 심각한 지역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의 20%를 차지한 중국이다. 고급 시장 가격 경쟁 심화로 3위 통신사가 반란을 일으켰고 2위가 가세했다. 차이나텔레콤은 오는 17일 차이나모바일의 아이폰 출시에 앞서 2년 약정시 아이폰 5S·5C 가격을 24% 낮췄다. 차이나유니콤은 15% 깎았다. 미국에서도 월마트 등 유통사를 중심으로 고가 아이폰·갤럭시 시리즈 할인 판매 경쟁이 불붙었다.
고가 전략을 고수하던 블랙베리도 무너졌다. 이날 존첸 블랙베리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서서 “폭스콘과 손잡고 200달러(약 21만3200원) 이하 가격의 스마트폰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HTC·노키아·모토로라의 회생 전략도 저가 스마트폰에 방점을 두고 있다.
화웨이·샤오미·쿨패드 등 저가로 무장한 중국 스마트폰 기업은 삼성전자·LG전자를 목표삼아 잇따라 공격적 연 판매 목표를 수립했다. 올해 화웨이는 8000만대, 샤오미는 4000만대, 쿨패드도 6000만대를 팔겠다며 예상·목표량을 지난해 보다 2배 이상 늘려 잡았다.
뉴욕타임스는 “중국 모바일 기업은 비슷한 기능 스마트폰을 파격적으로 낮은 가격에 내놓는다”며 “스마트폰 사업의 영업익 대부분을 차지하는 프리미엄 진영의 위기를 우려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톰 캉 카운터포인트 테크놀러지 마켓리서치 애널리스트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기업이 한 기업씩 차례로 퇴출됐으며 지금 삼성이 압박받는 차례”라 지적했다. 블룸버그도 “2년 만에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하락한 것이 이 상황을 대변한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의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 수익성을 압박하는 구조로 들어섰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미국 스마트폰 교체 수요가 10% 줄어들었다. 선진국 고급 스마트폰 수요 정체는 심화하지만 저가 스마트폰 수요층은 두터워진다. 란짓 아트왈 가트너 애널리스트는 “인도·인도네시아·태국 등 신흥국 중산층이 휴대폰을 교체하면서 스마트폰 성장을 이끌 것”이라며 “선진 시장은 이미 포화에 다다른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표. 스마트폰 저가화 주요 동인과 사례
자료:외신종합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