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온실가스 감축비용 14조원 우려 현실로

2020년 온실가스 감축비용이 최고 14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산업계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2015년 시행되는 배출권거래제와 관련해 산업계는 비용부담을 이유로 온실가스 감축목표량 수정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당초 계획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이미 조율을 끝냈기 때문이다.

5일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온실가스배출전망치 재산정 및 감축목표량 수정 작업이 변화 없이 기존안 유지로 잠정 결론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2009년도에 발표한 온실가스배출전망치 8억1300만톤, 전망치의 30%인 2억4300만톤 감축목표를 그대로 유지하고 추가 감축기술 등으로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지난 2009년 제시했던 온실가스 감축 목표량에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작업을 진행했지만 현재 경제상황에서 전망치에 오류가 없고 감축도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온실가스배출전망치 및 목표량 재산정 작업이 기존안 유지로 가닥이 잡히면서 당장 산업계는 2015년 시행하는 배출권거래제 비용이 늘어날 전망이다. 산업계는 기존안대로 목표를 달성하려면 2020년 기준 최고 14조원의 비용부담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결정에 정부가 산업 현장의 목소리보다는 국제적 명분을 택했다는 평가다. 재산정 작업이 진행되면서 감축목표량이 낮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을 품었지만 실익이 없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재산정 작업 당시만 해도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상 석탄화력이 대거 늘면서 감축목표를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셈이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19차 유엔기후변화당사국 총회에서 이웃나라 일본이 감축목표를 대폭 줄이는 등 일부 국가가 약속을 어기면서 한국의 감축약속 이행에 국제적 요구가 높아졌다”며 “정부 차원에선 국제사회 신뢰성을 위해 감축목표량 유지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산업 부문별 배출허용량 재설정 등 방법론을 이용해 기존 배출전망치와 감축목표량을 맞춰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마련되고 있는 방안으로는 전기차 등 친환경차 도입에 따른 수송 부문과 에너지 효율화를 이용한 건물과 산업 부문 배출허용량 축소 등이다. 이 밖에 중소형 업체 대상 목표관리제, 에너지 가격 조정, 탄소세 도입 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계는 온실가스 감축 신규기술 도입과 산업 부문별 허용량 조정을 진행하더라도 관련 부담은 여전할 것이라는 반응이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정부 측에서는 감축목표량 유지대책으로 신규기술 도입 및 추가 감축 방법론 동원 등을 언급하고 있지만 산업 여건을 반영할 때 감축목표량을 현실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감축방법론에서는 현재 추가계획을 마련하고 있다”며 “3월께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전망치와 목표량에 따른 더욱 구체적인 정부 감축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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