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로 공기 씻는다` 에어워셔 성능 도마.. 새 인증제도 시급해

`에어워셔에는 공기청정 기능이 없다` `아니다, 시험방식이 잘못 됐다` 겨울철 새 필수가전으로 떠오른 `에어워셔`의 공기청정 기능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한 시민단체가 에어워셔를 대상으로 공기청정 실험을 진행하면서 시험방식이 잘못됐다며 업계가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7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최근 소비자시민모임이 국내 시판 중인 에어워셔 제품을 대상으로 공기청정기능을 자체 시험한 결과 대다수 제품이 해당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워셔가 공기청정기능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과장광고를 한다고 나온 것이다.

에어워셔 제조사들은 오류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해당 내용의 공식 발표는 잠정 연기됐다. 업체들은 시민단체가 기화식 공기청정기인 에어워셔를 필터 방식의 공기청정기 방식으로 테스트했기 때문에 잘못된 결과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업체들은 에어워셔의 특성상 기존 가습기와 달리 미세한 수분입자를 분사하는데, 이를 측정기기가 미세먼지로 오인하면서 시험결과에 심각한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테스트를 통과한 일부 제품은 헤파필터를 탑재한 제품으로 에어워셔 대신에 자연가습청정기라는 복합기능 제품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습식 공기청정기인 에어워셔의 경우 필터 방식의 건식 공기청정 기준으로는 성능을 확인하면 오류가 생길 수 있다”며 “별도 필터를 탑재한 제품은 공기청정 인증을 받을 수 있지만, 이는 복합기로 에어워셔 제품과는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2011년 살균제 파동 이후 가습기 시장이 줄어들고, 에어워셔 시장이 커지는 상황에서 별도의 인증제도나 표준 마련을 계속 요구해왔다. 소비자에게 기존 가습기와 공기청정기, 에어워셔를 구분할 수 있는 정확한 기준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비용이 많이 들고 절차가 까다로운 표준화나 정부 인증 제도를 업계가 먼저 제안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그러나 살균제 파동을 겪은 후 업체들은 표준화된 인증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여겨왔다. 현재 주요 업체들은 공기청정 기능 및 안전성을 검증받기 위해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대한아토피협회, 대한산부의사회 인증 등 민간단체 인증마크에 많은 비용을 치르는 실정이다.

국내에는 기존 물을 분사하는 방식의 가습 성능 인증(HH마크)와 공기청정 성능 인증(CA마크)만 있기 때문에 에어워셔 고유의 습식 공기청정 방식을 인증받기가 어려웠다. HH마크와 CA마크도 민간단체인 한국공기청정협회에서 부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강제성은 없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에어컨에도 공기청정 기능이 있다고 광고하지만, 이를 공기청정기 수준으로 테스트하지는 않는다”며 “에어워셔만의 별도의 인증제도가 생긴다면 아무리 까다로워도 업체들도 앞다투어 인증을 받으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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