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신업계가 이동통신재판매(MVNO) 시장 개화를 앞두고 폭풍 전야를 방불케 한다. 국영 기업이 주도하던 세계 최대 시장 중국이 강력한 민간 MVNO 사업자들의 참여로 새 경쟁 구도에 접어들었다.
22일 C114에 따르면 중국 디폰·수닝·고메·알리바바·징둥·아이시디·텔링·펀토크 등 8개 MVNO 사업자가 이달 중 차이나모바일·차이나유니콤·차이나텔레콤과 재판매 사업 계약을 완료한다.
MVNO 사업자들은 중국 정부의 정식 사업 승인이 나는 내년 1분기 중 전국 온·오프라인 체인망을 기반으로 영업을 시작한다. 중국 온·오프라인 1·2위 전자제품 유통 사업자들이 MVNO 사업에 나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기존 휴대폰 판매 사업자들, 종합 전자기기 사업자와 인터넷 유통 사업자들이 동시에 뛰어들었다.
수닝과 고메는 중국 오프라인 전자제품 유통 1·2위를 다투는 기업이다. 중국 하이마트로 불리는 수닝은 전국 300여개 도시에 1700여개 체인점을 갖고 있다. 1500여개 지점을 보유한 고메도 버금간다. 디폰은 중국 최대 휴대폰 체인점으로 전국에 2000여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타오바오·T몰을 운영하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와 뒤를 쫓는 징둥은 중국판 아마존·이베이로 꼽히는 기업이다.
C114는 “기존 통신사들은 두려움과 기대를 동시에 느끼고 있다”며 “자사의 이익이 깎일 수 있다는 우려를 하는 반면 통신업 활기를 불어넣어 줄 새로운 요소가 될 수도 있다는 기대도 한다”고 전했다.
MVNO 시장 개화는 통신시장을 민간에 개방하고 경쟁적인 환경으로 만들어 발전시키겠다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 MVNO를 포함한 8개 통신 분야를 민간 자본에 개방한다. 사업자 신청도 민간 기업만 할 수 있다.
세 국영 통신사는 MVNO 파트너들과의 동맹을 통해 장기적으로 유리한 입지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최근 통신 네트워크 기반 인터넷 사업자들의 오버더탑(OTT) 서비스에 의해 음성 통화 매출이 크게 떨어지면서 고군분투 중인 가운데 새 도전에 직면한 것이다.
C114는 또 “해외 많은 국가에서 수년간에 걸쳐 MVNO 사업이 펼쳐져 왔지만 성공적인 사례가 많지는 않다”며 “이미 막강한 세력을 가진 세 통신사의 장벽을 어떻게 넘을 지가 가장 큰 문제”라 부연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