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역대 내부고발자 사례로 본 스노든의 미래

포스트 스노든 시대 달라진 것과 달라질 것

전 국가안보국(NSA) 애널리스트는 `아이폰`을 팔고 있다. 전직 CIA 고위 임원은 유명 국립공원 밖 이동 주택차에서 생활한다. 한 FBI 통역사는 워싱턴을 떠나 작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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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애덤스협회의 `내부 고발자상`을 수상한 에드워드 스노든(왼쪽에서 네번째)이 토머스 드레이크(왼쪽에서 두번째)를 비롯한 전직 내부 고발자들과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가 묘사한 `정부의 기밀을 폭로한 자`들의 최근 모습이다. 미국 법무부는 에드워드 스노든을 사형에 처하지는 않겠다고 밝혔지만 블랙리스트로 찍힌 역대 내부 폭로자의 운명에 비춰본 스노든의 미래는 평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 매장에서 일하는 전 NSA 애널리스트 토머스 드레이크는 국방 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15만5000달러(약 1억6000만원) 연봉의 직장을 잃었다. NSA가 민간인 감시활동을 벌인다는 정보를 기자에게 제공했다는 죄목이었다. 결국 무죄를 선고 받았지만 삶은 고단했다. 드레이크는 “블랙리스트에 올랐고 작은 사업을 시작했지만 사람들은 `정부 내부 고발자`로 찍힌 나와 거래를 하지 않으려 했다”고 토로했다.

인간 세계를 기피하게 된 이들도 적지 않다. 옐로스톤 국립공원 근처에서 지내는 전 CIA 고위 간부 리처드 발로우는 “심각한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렸다”며 “회색곰들과 함께 지내며 세 강아지도 함께 사는 이곳이 너무 편하다”고 말했다. 발로우는 당시 국방부에 파키스탄이 핵무기를 제조하며 미국이 장비를 판매해 이를 지원한다는 사실을 보고서로 제출해 세계적 파문을 일으켰다.

무려 18년 옥살이를 한 이도 있다. 미국인은 아니지만 이스라엘 원자력 시설에서 일하던 기술자 모르데하이 바누누다. 1986년 영국 선데이타임즈에 핵무기 프로그램을 알렸고 출소 후에도 정부의 감시를 받고 있다.

스노든의 미래는 어떠할까. 워싱턴포스트는 “아직 분명치 않다”고 전망한다. 러시아는 1년의 임시 망명을 허가했다. 러시아 시민권 신청을 고려했다고 알려졌으나 허가가 날지는 불분명하다. 러시아 정부가 허락하는 한 러시아에 한동안 머물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모스크바에서 열린 샘애덤스협회의 `내부고발자` 시상식에서 스노든을 만난 전직 내부고발자들은 “스노든이 러시아어를 공부하고 있으며 문학에 심취했다”고 전했다. 스노든을 만난 부친 또한 러시아 체류를 권유했다고 말했다. 취업 자리를 구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미국의 연이은 스노든 송환 요구를 러시아는 거부했다.

러시아 내에서 정확한 거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달 `러시안 아울렛 라이프뉴스`에 보도된 스노든은 모스크바의 한 야채가게에서 캐주얼 옷을 입고 쇼핑 중이었다. 매체에 따르면 생활 자금은 알려지지 않은 각종 단체에서 지원받는다. 러시아와 미국의 기류가 차가워지는 가운데 영국 등 우방국은 미국 정부 손을 들면서 스노든은 선택의 폭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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