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NSA 파문 이후 뜨는 기술과 서비스

포스트 스노든 시대 달라진 것과 달라질 것

미국 국가안보국(NSA) 파문 이후, 정보 감시를 피하는데 도움이 되는 기술과 서비스에 관심이 쏠린다. 기술 분야에서는 `양자 암호`가 뜬다. 더버지 등 외신은 에드워드 스노든의 미국 정부 불법 정보 수집 폭로를 계기로 차세대 보안 기술 `양자 암호`의 개발에 탄력이 붙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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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A는 웹 브라우저와 웹 서버간 데이터를 안전하게 주고받는 표준 프로토콜 `SSL`을 비롯해 업계에서 많이 쓰는 암호를 모두 해독해 정보를 빼냈다. 이를 대체할 수단은 현재 가장 보안 수준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양자 암호다. 암호키 숫자를 최대한 길게 설정해 풀기 어렵게 만드는 기존 통신 보안 방식이 컴퓨팅 성능의 향상으로 한계에 달했기 때문이다.

양자 암호는 현대 물리학의 꽃으로 불리는 양자 역학적 현상을 응용해 조건 없는 안전성을 보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자 기술로 생성한 암호키를 송수신 측에 전달하며 중간에 해킹 시도가 이뤄지면 암호키 자체가 손상돼 빼낸 쪽에서 내용을 알 수 없다. 키가 손상돼 해킹 여부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양자 암호 기술이 조명을 받으면서 스위스 제네바 기업인 `아이디퀀티크`에 대한 주목도도 올라갔다. 이 회사는 12년 간 연구개발에 매달려 최초로 상업화된 양자 암호화 시스템을 개발했다. 아이디퀀티크는 제네바 선거 정보 공유 시스템에 양자 암호를 적용했다. 최근 바텔과 제휴, 미국 최초 양자 암호키 배포 네트워크 구성에 들어갔다. 워싱턴 DC 국방부 직원은 광케이블과 직접 연결된 보안 양자 서버에서 암호키를 받아 콜럼버스나 오하이오에 전달한다. 벤처투자사 큐웨이브는 스노든 폭로 사건 후 아이디퀀티크에 560만달러(약 59억5000만원)를 투자했다.

서비스 중에서는 그동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로 외면당했던 검색, 이메일, 채팅 프로그램이 다시 인기를 얻었다. 가디언과 AP통신 등 외신은 미국의 다수 인터넷 사용자들이 `덕덕고` 같은 `제로 트래킹` 서비스에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제로 트래킹은 인터넷 사용자와 서비스 접속에 대한 어떠한 기록도 저장하지 않는 사생활 보호 서비스를 말한다.

검색 서비스인 덕덕고는 NSA 파문 이후 트래픽이 90% 폭증했다. 파문 이전 하루 170만 검색 건수에 그쳤지만 지난 6월 300만건을 넘었다. 덕덕고는 쿠키나 사용자 인터넷 주소 데이터도 저장하지 않는다. 로그인도 필요없다.

덕덕고와 유사한 서비스인 `익스퀵`과 `스타페이지`의 검색 건수도 일 280만에서 400만으로 급증했다. 메시징 프로그램 `크립토캣`도 파문 이후 사용자가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익스퀵 대변인은 “대부분의 검색 엔진 기업은 검색 서비스가 아닌 영악한 마켓 리서치 기업이며 당신은 하나의 상품”이라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가상 네트워크로 IP 주소를 숨겨주는 프로그램인 `토르`와 메신저 내용을 암호화해주는 `OTR` 프로그램이 `현대판 빅브러더`를 피할 수 있는 대안으로 각광받았다. 인터넷 전화 감청 및 도청을 방지해주는 `사일런트 서클` 프로그램과 통화 내용을 암호화하는 `레드폰` 스마트폰 앱도 인터넷 사용자들의 필수 프로그램으로 꼽혔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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