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體認知]<430>모든 비는 반드시 그친다!

예기치 못한 일, 듣도 보도 못했던 일, 정말 당황했던 일, 당황이 뒤집혀 황당한 체험, 생각지도 못한 일이 갑자기 발생해서 기대했던 일이 모두 수포로 돌아갔던 일, 생전 처음 겪어보는 뜻밖의 곤란한 일, 견딜 수 없는 곤경에 처해 밑바닥까지 굴러 떨어져보았던 체험, 좌절과 절망을 밥 먹듯 하면서 심각한 정신적 충격에 휩싸였던 경우, 아무리 생각해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도 있다. 각본과 계획대로 풀리지 않아서 참으로 난처했던 경험,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한 사례,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혀서 한동안 멍하게 하늘을 바라보았던 순간도 있다.

인생은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이 그리 많지 않다. 세찬 비바람을 내 힘으로 그치게 할 수 없다. 몰아치는 눈보라를 멎게 할 능력도 없다. 비가 오면 그저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고, 눈이 오면 눈이 그쳐서 다시 평온해지기를 기다릴 뿐이다. 무지개를 보려거든 비가 그치기를 기다려야 하고, 설경으로 세상을 수놓는 눈부신 눈꽃을 보려면 눈이 와야 한다.

모든 비는 반드시 그치게 되어 있고, 모든 눈은 시간이 지나면 다 녹는다. 슬픔의 이면에 기쁨이 숨어 있고 절망의 뒤안길에는 희망의 손길이 기다리고 있다. 어둠이 있으면 밝음이 있고, 내리막이 있으면 반드시 오르막이 있다. 이 모든 걸 두루 체험하면서 얼룩진 삶에서 무늬가 탄생하는 것이다.

세상을 살다보면 별에 별 일이 다 생긴다. 별의 별 일을 다양하게 체험해본 사람일수록 이야기 거리가 풍부하다. 자기가 직접 체험해본 일이기에 자기 목소리로 자기 이야기를 열정과 철학을 실어 얘기할 수 있다. 남의 이야기는 주로 머리로 설명한다. 내 이야기는 가슴으로 설득한다. 머리는 설명하고 가슴은 설득한다. 설명하면 이해하지만 설득하면 감동받는다. 내가 직접 체험한 이야기를 나의 목소리와 뜨거운 가슴으로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주목을 하고 감동을 받는다. 감동한 사람은 행동으로 옮길 확률이 높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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