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식물공장 현장을 가다 - 대경권 첫 여성 창업 `허브와`

지난 3일 오후 경북 청도군 금천면 갈지리에 자리한 LED 식물공장 `허브와`. 식물공장 앞엔 애플민트와 바질, 와송, 개똥쑥, 케모마일 등 각종 허브 식물이 작은 화분에 담겨 마당을 가득 메우고 있다. 45일간 식물공장에서 자라 싱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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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첫 식물공장 여성 CEO 장정애 허브와 대표(왼쪽)가 문영백 경북테크노파크 지역산업육성실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장정애 허브와 사장은 “이 허브식물들은 바깥 환경에서 2주 정도 더 자라게 해 내성을 키운 뒤 출하할 것”이라며 “땅에서 허브를 키우면 씨 뿌리고 출하까지 보통 6개월이 걸리지만 식물공장에서는 두 달이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식물공장 안으로 들어가자 다양한 허브로 선반이 비좁을 정도다. 마침 오늘 주문 받아 종자를 뿌린 와송 100상자가 LED 빛을 받기 시작했다. 60일 후에는 한 상자당 5만원에 공급된다. 적색 LED 아래서는 이탈리아 식당과 가락시장에 공급할 바질이 자라고 있다.

“식물이 생각보다 빨리 자라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입니다. 할 일은 많지만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는 허브를 보고 있으면 힘든 줄도 모릅니다.”

장 사장이 식물공장 재배 식물로 허브를 선택한 것은 허브를 재배한 경험이 가장 큰 이유였지만, 무엇보다도 땅에서 재배한 것보다 향이나 맛이 월등히 뛰어나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식물공장 `허브와`는 모든 시스템이 전자동으로 관리된다.

양액제어실에서는 양액을 섞는 것에서부터 식물공장 내부에 공급하는 양액의 온도 조절까지 전 과정이 자동으로 이뤄진다. 공장 내부 LED 빛 조절과 온도, 송풍 등도 컴퓨터를 통해 제어한다. 또한 스마트폰으로도 모든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고 원격 제어가 가능하다.

장 사장은 현재 식물공장을 창업하며 진행돼온 모든 일을 꼼꼼히 기록하고 있다. 식물공장 창업 매뉴얼을 만들어 예비창업자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허브와가 사계절을 넘겨 안정화되면 식물조직배양연구소를 만들어 멸종 종자를 살려 희귀식물을 복원하는 연구도 해볼 생각이다.

마케팅도 출발이 순조롭다. 현재 옥션과 지마켓, 11번가 등에서 제품이 판매되고 있으며, 창업초기지만 월 1000만원의 매출을 올린다. 조만간 소셜커머스는 물론이고 자체 인터넷쇼핑몰도 오픈할 예정이다.

허브와는 광역연계협력사업인 `대경권 식물공장 기반산업 생태계조성사업` 농촌형 식물공장 창업지원사업(경북테크노파크) 지원을 받아 창업한 식물공장이다. 장 사장은 지자체 지원금에 개인자금을 보태 1221㎡ 규모 허브 식물공장을 지었다. 경북TP는 사업자금 지원뿐만 아니라 식물공장 창업에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문영백 경북TP 지역산업육성실장은 “LED 허브와는 식물공장 첫 여성 CEO 창업”이라며 “창업 전부터 허브를 재배한 풍부한 경험이 있어 성공적 창업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북TP는 대경권 식물공장 기반산업 생태계조성사업을 통해 지난 1차연도에 허브와를 포함해 도시 및 농촌형 식물공장 8곳을 창업 지원했다. 허브와가 성공 창업이 되면 향후 식물공장 체험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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