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제기한 모욕죄 위헌 소송에 대해 헌재가 합헌 판결을 내렸다.
진중권 교수는 2009년 포털 다음에 평론가 변희재 씨를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잡놈)이라 부른 글 14개를 올렸다가 모욕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후 모욕죄에 대해 위헌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헌법재판소는 27일 모욕죄를 규정한 형법 311조가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지 않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며 5 대 3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 법 감정을 가진 일반인이면 금지되는 행위가 무엇인지 예측할 수 있다”며 “대법원이 객관적 해석 기준을 제시해 자의적으로 해석할 염려가 없는 만큼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헌재는 “모욕적 표현으로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는 금지할 필요성이 있다”며 “모욕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처벌이 가능하고 법정형 상한이 낮으며, 형법은 표현의 자유와 명예보호 사이에 적절한 조화를 도모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해당 조항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박한철·김이수·강일원 재판관은 “해당 조항은 단순히 부정적·비판적 내용이 담긴 판단과 감정 표현까지 규제할 수 있어 범위가 지나치게 넓다”며 “표현의 자유를 훼손하는데다 상당수 국가에서 모욕죄가 부분 폐지되거나 사문화된 점 등을 감안하면 국제인권기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진 교수는 1∼3심에서 모두 유죄 판결을 받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으나 기각당하고 재신청한 바 있다. 이마저 기각되자 직접 헌법소원을 냈다.
형법 311조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