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건설이 복합화력발전소 핵심 설비인 배열회수보일러(HRSG) 시장 공세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지난 5월 말레이시아 프라이 복합화력발전소 건설 공사 HRSG 사업을 첫 수주한데 이어 국내외 입찰시장에서 가격경쟁력으로 경쟁사를 견제하고 있다.
26일 플랜트 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이 조직슬림화로 얻은 가격경쟁력으로 HRSG 시장에서 수주 공세를 펼치고 있다. 두산중공업에서 관련 사업부를 양수한 것은 지난 4월이지만 프라이 복합화력에 이어 최근에는 국내 복합화력 HRSG 시장에서도 본격 영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RSG는 가스를 원료로 한 화력발전소에서 가스터빈을 가동 후 배출되는 에너지를 회수하는 설비다. 회수한 에너지는 다시 스팀터빈을 돌리는 데 사용해 에너지 효율을 30% 가까이 끌어올릴 수 있다. 최근 가스화력의 표준 모델로 두 개의 가스터빈과 한 개의 스팀터빈이 들어가는 복합화력발전소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설비다.
그동안 이 시장은 국내 중견기업인 비에이치아이(BHI)가 강자였다. BHI는 HRSG 세계 시장 점유율 2위로 지난해 국내에 있었던 주요 HRSG 사업 10건에서도 대다수를 수주하며 주도권을 쥐고 있었다. 반면에 지난해까지 HRSG 사업을 추진하던 두산중공업의 관련 수주 실적은 미미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두산중공업이 HRSG를 두산건설로 넘기면서 국내 HRSG 시장은 비에이치아이(BHI) 독주체제에서 두산건설과의 경쟁체제로 전환되는 모양새다.
업계는 두산의 HRSG 사업 주체가 바뀌고 조직이 슬림해졌다는 데 경계의 눈빛을 보내고 있다. 대규모 플랜트 사업을 주로 하는 두산중공업은 조직과 사업 규모 면에서 HRSG 사업을 하기엔 덩치가 컸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로 업계는 지난해 두산중공업의 HRSG 수주실적이 적었던 이유를 기술 및 가격 문제가 아닌 대형 사업을 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관심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건설은 HRSG 사업 양수를 기점으로 사업구조를 건설에서 플랜트 서비스 중심으로 개편해 나가고 있다. 여기에 2010년에 끌어들인 메카텍의 기자재 부문과의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HRSG 사업 부문의 두산건설 이전으로 조직슬림화에 따른 고정비 축소와 가격경쟁력 제고 등을 기대하고 있다.
플랜트 업계 관계자는 “두산건설 HRSG 사업의 고정비 감소로 가격 공세가 입찰시장에서 현실화되고 있다”며 “지난해 수주실적이 없었던 만큼 수주잔고 확보 차원에서라도 두산건설의 공격적 영업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