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일본까지 살아나는데 한국만 침체되는 IT·가전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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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가전 내수시장 침체가 심화하고 있다. 중국·일본 경기와는 확연한 차이다. 내수에만 집중하는 중소·중견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9일 시장조사업체인 GfK에 따르면 1분기 국내 IT가전 시장규모는 6조4700억원으로 2011년 1분기(6조3000억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작년 3분기 이후 두 분기 연속 하락세다. 작년 동기 7조3900억원과 비교해도 12.4%나 축소됐다.

전 분야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휴대폰 시장이 1분기 2조5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소폭 상승했으나 작년 동기와 비교해서는 11.6% 줄었다. GfK측은 보조금을 제외한 추정 시장규모라고 밝혔다.

PC·노트북이 포함된 IT분야도 1조8200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11.2% 줄었다. TV가 속한 영상·음향가전시장은 잇따른 신제품 출시에도 작년 동기 대비 22.8%나 줄어든 8830억원에 그쳤다. 시장규모 1조원 벽이 무너진 것으로, 작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카메라 시장과 사무기기·소모품 시장도 각각 2490억원과 169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8.9%와 25.3% 감소했다. 빠른 더위와 마케팅 경쟁 가열로 시장이 빨리 열린 냉장고·제습기가 속한 생활가전과 소형가전 시장은 1분기 9160억원과 431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4.3%와 1.1% 마이너스 성장으로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GfK 관계자는 “전 분야에서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냈다는 것은 경기 영향이라고 봐야 한다. 실제로 시장에서의 경기가 좋지 않다”며 “주요 제품 교체 수요가 맞물리지 않았다는 점도 시장 축소 요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선 에어컨 중심으로 일부 품목 소비가 살아나고 있지만 여전히 체감 경기가 좋지 않아 2분기에도 경기 회복 여부를 확신하지 못한다.

국내 시장이 두 분기 연속 축소된 반면 중국과 일본 시장은 확연한 대조다.

중국 시장은 작년 1분기 다소 주춤한 이후 올 1분기까지 가파르게 시장 규모가 확대됐다. 올 1분기 IT·가전시장 규모는 2877억위안(약 53조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5.2%나 커졌다. 분야별로는 휴대폰 시장이 1422억위안으로 50.3%(이하 작년 동기대비) 성장했으며 영상·음향가전(22.3%)과 생활가전(13.7%)·소형가전(13.1%) 등도 두 자릿수 성장에 성공했다. 반면 PC가 포함된 IT시장은 6.8% 축소했다.

`아베노믹스`로 불리며 반짝 경기 회복세를 나타낸 일본도 올 1분기 1조7700억엔(약 21조900억원)으로 작년 2분기 이후 세분기 연속 상승세다. 작년 동기와 비교해 휴대폰과 IT·소형가전·카메라 시장이 성장했으며 영상·음향가전과 생활가전·사무기기 시장은 축소됐다.

남인석 한국전자정보통신진흥회 부회장은 “대기업 선전에 자극 받아 중소 가전업체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내수에서는 시장이 받쳐주지 않아 어려운 실정”이라며 “기업도 자체 노력을 기울여야겠지만 정부도 중소가전업체의 글로벌화를 위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표】한·중·일 IT·전자 시장 규모 추이(단위:조원, 십억위안, 조엔)

※자료:GfK

중국에 일본까지 살아나는데 한국만 침체되는 IT·가전 시장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