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 심비안 완전히 버리고 윈도폰에 올인한다

노키아가 자사 운용체계(OS) 심비안을 아예 버리고 윈도폰에 운명을 맡긴다.

12일 파이낸셜타임스는 노키아가 올 여름부터 심비안 사용 스마트폰 생산을 전면 중단하고 윈도 스마트폰 생산에 올인한다고 보도했다. 2011년 북미 시장 판매를 중단하고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서만 저가 판매를 이어온 심비안폰은 이로써 완전히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2001년 출시된 심비안은 한때 점유율 80%를 넘어서며 스마트폰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해왔지만 2007년 애플 iOS 등장과 함께 급속한 내리막길을 걸었다. 노키아는 2008년 12월 심비안을 인수하고 애플과 정면승부를 벌였지만 참패했다. 심비안 몰락과 함께 세계 최대 휴대폰제조사 타이틀을 삼성전자에 빼앗긴 노키아는 2011년 윈도 스마트폰을 병행 생산해왔고 2013년 드디어 심비안 전면 포기라는 결단을 내렸다.

배경은 명확하다. 숫자가 말한다. 글로벌 마케팅 리서치기업 칸타월드패널에 따르면 2~4월 심비안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1.8%로 전년 동기 대비 6.2%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중국 시장 점유율도 2%에 그쳤다. 올 1분기 심비안 기반 스마트폰 판매량은 고작 50만대다. 윈도폰 `루미아`는 같은 기간 560만대를 팔아치웠다. 노키아 전체로 심비안 판매 비중은 5% 미만이다.

노키아는 “새로운 심비안폰을 만드는데 22개월이 걸렸지만 윈도폰은 1년도 걸리지 않았다”며 “윈도폰은 코드 수정이 용이하고 다양한 앱으로 뚜렷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밝혔다. 판매는 물론 생산도 윈도폰이 여러모로 낫다는 뜻이다.

심비안 포기로 노키아는 기업 운명을 오롯이 윈도폰 성공에 맡겼다. 노키아의 윈도폰 올인은 MS에게 희소식이다. 윈도폰을 생산하는 제조사는 노키아와 HTC 정도다. 애플과 삼성전자처럼 플랫폼을 대표할 제조사가 간절하다.

희망적인 소식도 있다. 올 1분기 윈도의 미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5.6%로 전년 동기 대비 1.8%포인트 증가했다. 글로벌 시장분석업체 캐널리스는 오는 2017년 12.7%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14.1%로 예상된 iOS 점유율을 턱밑까지 추격한 숫자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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