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업계, 자체 'AP 개발'에 올인

화웨이, ZTE에 이어 레노버 등 뛰어들어

중국 스마트폰 업계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자체 개발에 잇따라 뛰어들었다. 스마트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두뇌 격인 AP 기술 보유가 필수란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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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가 자체 개발해 본사에 전시한 모바일 통신용 칩들. 화웨이는 자회사 하이실리콘을 통해 네트워크 통신에 이르는 다양한 칩을 자체 개발 및 생산하고 있다.

6일 중국 언론은 화웨이, ZTE에 이어 레노버·TCL·하이센스·창홍 등 대부분의 중국 스마트폰 업체가 자체 반도체 설계기술 개발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쑹융홍 TCL 부사장은 “우리가 추진하는 반도체 개발은 창홍이나 하이센스의 방향과 같다”며 “애플이나 삼성이 칩을 자체 설계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그는 “협력사가 공급하는 칩들은 `표준` 플랫폼이어서 개성 있는 스마트폰을 만들기 어렵다”며 “(칩 개발로) 원가는 절감하면서 품질은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도체 개발로 스마트폰 시장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의도다. 중국 IT 매체 C114는 “지난해 28나노 공정 AP 수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HTC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며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AP 자체 개발 노력은 HTC를 반면교사로 삼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언론은 레노버가 자체 반도체 개발에 힘을 쏟는 이유도 삼성전자가 최신 엑시노스 AP 공급을 거절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레노버는 올여름까지 모바일 반도체 설계 인력을 10명에서 100명으로 늘린다. 레노버는 지난 2월 ARM 창업자 튜더 브라운을 이사로 영입했다. 샤오양 화웨이 CMO는 “반도체 기술을 갖고 있으면 반도체 기업과의 협상에서 우위에 선다”고 부연했다.

화웨이는 자체 개발한 쿼드코어 AP를 자사 스마트폰에 쓴다. 이어 옥타(8)코어 AP 스마트폰도 출시한다. 톈진에 소재한 자회사 하이실리콘이 개발과 생산까지 맡아 AP뿐 아니라 무선·데이터 통신 칩, 전송 네트워크 칩, 디지털 미디어 기기용 칩 등 몇 종류의 반도체를 손수 만든다.

스콧 사이크스 화웨이 부사장은 “모바일 기기와 네트워크용 반도체 기술을 보유해 어떤 모바일 기기도 만들 수 있다”고 자부했다.

중국 IT 업계는 스마트폰 업계의 AP 개발 노력을 `제3세대` 반도체 개발 흐름이라고 부른다. 1990년대 초 TV기업 샤먼화교전자가 반도체 개발을 시도한 이후, 2000년대 초 하이얼과 하이센스를 비롯한 몇몇 업체가 반도체 개발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십여 년 만에 다시 일어난 반도체 개발 붐이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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