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만대장경은 서른 명 남짓한 사람들이 5000만여개의 글자를 하나씩 새길 때마다 절을 한 번씩 해 기록됐다고 하는데, 그 끝간 데 없는 정성을 어디에 비교할 수 있겠는가. 그래도 사용자가 만든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해 후대에 전하겠다는 사명감을 갖고 시작한 우리의 21C 장경각 프로젝트는 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기록 보존에 대한 정신은 충분히 이었다고 자부한다.
합천 해인사 장경각은 당대 활용 가능한 최고의 건축 기법과 최적의 저장 도구를 이용해 최고의 저장소에 외세 침략에 맞서기 위한 의지를 `기록`으로 남겼다. IDC `각` 또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를 찾았다.
`각`은 `최고(最高)`라는 어원 그대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목표를 설정했다. 인터넷데이터센터가 가질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의 목표란 무엇일까?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 소비가 요구되는 시설이라는 특성 탓에 `친환경`과 `고효율` 시설인지를 그 기준으로 삼는다. 다행히도 건축물에는 `LEED`라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녹색 건물 인증제도가 존재한다.
그래서 세계 최고 수준의 목표를 설정하는 것은 의외로 간단하다. 현존하는 IDC 가운데 가장 친환경적이면서, 고효율적으로 운영 가능한 우리만의 데이터센터를 짓기만 하면 된다.
`LEED`는 다양한 버전과 여러 가지 등급으로 나뉘는 데, 우리는 가장 최신 버전인 `NC(New Construction) v2009`에서도 가장 높은 등급인 `플래티넘`에 도전했다. 그것도 LEED 인증 사상 역대 최고 점수로 인증을 따내겠다는 목표까지 더했다.
현존하는 데이터센터 가운데 가장 친환경적인 시설로 손꼽히는 미국 오리건주 페이스북 IDC 역시 우리가 추진 중인 `플래티넘` 인증보다 한 단계 아래 등급인 `골드`를 따냈을 뿐이다.
오는 6월 중 우리는 IDC로서는 세계 최초이자, 그리고 인증 사상 최고 점수로 `LEED Platinum NC v2009`을 무난히 획득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과거처럼 이용자가 기록하는 데이터 하나하나에까지 우리가 절을 할 수야 없지만, 요소요소에 쏟아 붓고 있는 혁신, 그리고 혁신을 구현하기 위한 과학으로 그 어느 글로벌 기업도 달성하지 못했던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을 것이다.
지난 4회차까지의 칼럼에서 소개했다시피 NHN의 `각`은 입지 선정, 배터리 없이도 무중단 운영이 가능한 `Dynamic UPS`, 트래픽을 지연 없이 처리할 수 있는 `패브릭 네트워크`, 고온 상면에서 견디는 자체 개발 `서버` 및 자체 개발 `랙` 등 친환경, 고효율을 향한 첨단 기술의 집약체다. 그리고 외기 유입기간을 획기적으로 늘린 `AMU`, 찬 공기와 더운 공기를 분리시킨 `차폐 시스템`, 심야 전력을 활용한 `빙축열` `수축열` 시스템 등 이외에도 나열하지 못한 최첨단 과학 기술은 무수하다.
춘천 구봉산 자락에 자리잡은 `각`은 버려지는 에너지도 놓치지 않았다. 서버를 식히기 위해 발생한 폐열까지 다시 재활용하는데, 동절기에는 도로에 깔아 놓은 일종의 열선인 `스노우 멜팅(Snow Melting)`이 작동해 눈을 녹이게 되며, 평상 시에도 IDC 안에 만들어 놓은 온실의 식물을 키우는 에너지로 활용된다. 빗물 역시 IDC 운영에 활용된다. 평상 시 버려지는 빗물을 모아두었다가 정화해 화장실에 재활용하는가 하면,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광으로는 건물 주변의 LED로 된 가로등을 밝히기도 한다.
`각`이 여느 IDC와 명확히 구분되는 점은 첫째 외부 임대를 위한 공간이 아닌 이용자가 만든 데이터를 후대에 영원히 전하겠다는 사명감에서 출발한 프로젝트 철학이다. 둘째 한국 인터넷 기업으로서는 최초이자, 현존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고효율의 데이터센터란 점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각`은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고효율이라는 단어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과학을 담았다. 우리의 과학은 기존의 IDC가 갖고 있는 형식의 틀을 과감히 벗어 던짐으로써 가능했던 혁신의 산물이기도 하다.
`각(閣)`은 이제 실제 네이버 사용자가 기록해온 그리고 앞으로 기록할 방대한 데이터를 담아낼 준비를 모두 마쳤다.
팔만대장경을 만들고 지켜낸 우리 선조들이 타임머신을 타고 NHN의 데이터센터 `각`을 방문하게 된다면, 폐열을 활용해 온실에서 키워낸 화초를 건네며, 우리가 후대에까지 전할 `기록`을 보존할 수 있는 최선이었음을 꼭 말씀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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