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칼럼이 벌써 350회를 넘었다. 그동안 쓴 칼럼을 묶어 체인지(體認知)의 한자를 조금 바꿔서 `체인지(體仁知)`라는 책을 펴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체험(體)해보고 타인의 아픔을 마치 나의 아픔처럼 느낄 때(仁) 비로소 탄생하는 지식(知)만이 세상을 체인지(change)할 수 있다는 논리를 주장하기도 했다. 아무리 위대한 생각이라고 해도 내 몸을 움직여 체화시키는 고통을 체험하지 않고서는 지식은 창조되지 않으며, 마치 모래알처럼 관념의 파편으로 야적될 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체험의 중요성은 학자와 지식인은 물론 분야를 막론하고 다양한 전문가나 인재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체험적 노하우와 실천을 통해서 깨달은 지혜의 중요성은 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가 쓴 `야생의 사고`에서도 그대로 강조되고 있다. 그는 저서에서 책상에서 책만 읽고 똑똑한 사람이 된 `Book Smart`가 되기보다는 길거리에서 넘어지고 자빠지면서 실천적 지혜를 쌓은 `Street Smart`를 강조하기 위해 야생의 사고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야생의 사고, 길들여지지 않은 원시적 사유를 강조하기 위해 레비스트로스가 만든 개념이 다름 아닌 브리꼴레르다.
최근 내놓은 `브리꼴레르: 세상을 지배할 지식인의 새 이름`은 우리 사회에 전문가는 많지만 진짜 전문가가 부족한 현실에서 우리가 꿈꾸는 진정한 전문가의 모습과 그런 전문가가 갖춰야할 전문성의 실체와 본질에 대한 고민을 다양한 학문분야를 융합해 담았다. 레비스트로스의 야생의 사고에서 영감을 받아 미덕을 갖춘 최고 경지의 전문성, 즉 아레테(arete)를 지향하기 위해 다빈치의 두뇌와 맥가이버의 손발을 융합한 새로운 인재상, 브리꼴레르를 제시했다.
융합을 강조하는 시대에 진정한 의미의 융합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융합형 인재로 거듭날 것인지를 하나의 책이 탄생하는 과정을 통해서도 보여주고 싶었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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