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가 인수해 화제를 모은 텀블러가 카피캣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창업자 데이비드 카프가 다른 서비스를 모방해 텀블러를 만들었다는 내용이다. 반면에 원조 서비스 개발자는 모방 여부보다는 성공이 중요하다며 문제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27일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지금의 텀블러 모태가 된 `텀블로그`는 카프의 원천 아이디어가 아닐 뿐더러 블로그 디자인도 다른 서비스를 모방했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카프가 따라한 서비스가 2005년 독일에서 개발된 `텀블린`이란 마이크로블로깅 사이트라고 전했다. 당시 17세의 고등학생 크리스 노이키르헨이 발명한 서비스로 텀블러의 핵심인 단문 형태 블로깅을 적용했다.
모방 대상은 텀블린만이 아니다. 카프는 마르셀 몰리나와 샘 스티븐슨이 개발한 `프로젝션리스트` 디자인을 따라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이름은 아예 가져다 썼다. 프로젝션리스트의 블로그 서비스 이름은 텀블러 초기 버전인 `텀블로그`와 일치한다. 몰리나는 2007년 카프가 자신들의 서비스에서 영감을 얻어 텀블러를 선보였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받았다고 밝혔다.
모방 의혹이 나왔지만 현지에선 아무도 이를 문제 삼지 않는 분위기다. 표절 의혹으로 법정 소송을 벌인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수천만이 쓰는 서비스로 발전시킨 건 카프 역량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는 2007년 텀블러 창업 후 수년에 걸쳐 고객 요구를 반영한 서비스를 만들어 냈다.
노이키르헨과 몰리나 역시 카프의 모방에 아무런 문제제기를 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 야후가 텀블러에 관심을 보인다는 보도 이후 언론과 인터뷰를 가진 두 사람은 `카프에 행동에 분노를 느끼나`는 질문에 모두 `아니요`라고 말했다. 몰리나는 “씨앗을 뿌린 사람이 잊히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며 “서비스를 발전시켜 마지막에 승리하는 사람이 영광을 누리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