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 직원의 복장이 바뀌어 간다. 티셔츠에 청바지, 운동화는 실리콘밸리 IT기업 종사자의 `문화`다. 야후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최근 미국 서니베일 야후 본사를 중심으로 잘 다린 셔츠와 정장바지를 입은 직원들이 늘었다.
한 야후 직원은 이제 티셔츠가 어색하다고 전했다. 그는 “언제부턴가 인터넷은 단지 참신한 아이디어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사업으로 진화했으며 이에 따라 패션스타일도 진화했다”며 “인터넷 기술 기업이라고 편한 복장만 입던 때는 지나갔다”고 말했다.
변화는 지난해 7월 취임한 여성 CEO 마리사 메이어의 영향이 특히 크다는 설명이다. 늘 세련된 원피스나 비즈니스 정장을 입고 다니는 CEO의 패션 감각을 직원들이 본받고 있다는 것.
패션 이외에 야후는 다양한 변화를 겪었다. 메이어는 유급 출산휴가 기간을 늘리고 사내 동성 커플에게도 똑같은 육아 혜택을 지급하는 등 다양한 혁신을 가져와 화제를 모았다. 무료 점심식사 제도를 도입하고 직원들에게 최신 스마트폰을 지급했다.
재택근무를 금지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재택근무는 IT업계 창의성의 원동력으로 꼽혀왔다. 마이어는 “산업계 전체가 아닌 현재 야후 조직을 위해 내린 결정”이라며 “팀 단위로 움직이는 야후는 늘 모여 커뮤니케이션해야 업무가 지연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외부적으로는 사업 방향을 대폭 수정했다. 경영진을 물갈이하고 사업성이 없던 서비스와 조직을 정리했다. 이 과정에서 야후 한국지사도 철수했다. 맥을 못추며 무너지던 야후의 실적은 메이어 취임 첫 분기부터 호조를 띠며 숨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는 현재 `스타트업의 대모`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다양한 모바일 및 동영상 스타트업을 사들이고 있다. 지금까지 스탬프드, 온디에어, 스닙잇, 섬리 등 7개가 넘는 스타트업을 인수했으며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훌루를 살 계획이다. 구글에 대항할 새로운 검색엔진을 개발하고 페이스북과 전략적 제휴를 논의하는 등 체질 개선 작업에 한창이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