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에 빠진 블랙베리가 처음으로 보급형 스마트폰을 내놓으며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신흥 시장을 겨냥한 `Q5`가 주인공이다. 지난 1분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기타로 분류되며 벼랑 끝에 몰린 블랙베리가 부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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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베리는 15일 미국 올란도에서 열린 개발자회의에서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 중동 등 신흥국을 겨냥한 보급형 스마트폰 `Q5`를 공개했다. 고가 정책을 고집하던 블랙베리의 첫 보급형 스마트폰이다.
Q5는 블랙베리 상징인 쿼티키보드를 쓴다. 3.1인치 터치스크린 화면에 블랙, 화이트, 레드, 핑크 등 4가지 색상으로 나왔다. 구체적인 가격은 제시하지 않았지만 고급형이 Q10이 249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100달러대로 나올 전망이다.
블랙베리는 북미를 중심으로 성장했는데 시장이 포화하며 한계에 부딪혔다. 시장조사기업 스트래티지어낼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북미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 37.4%, 삼성전자 28.9%, LG전자 9.4%를 차지했다. 블랙베리는 4위 자리를 두고 ZTE, 모토로라 등과 각축전을 벌였다. 블랙베리는 텃밭인 공공시장도 애플과 삼성전자에 내줄 처지에 놓여 신흥 시장을 돌파구로 찾았다.
핵심 서비스 블랙베리메신저(BBM)를 공개하는 초강수도 뒀다. 토스텐 헤인즈 블랙베리 CEO는 “많은 사람들이 블랙베리를 선택했던 주된 이유였던 블랙베리 메신저를 안드로이드와 iOS 등 경쟁 OS에 개방한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메신저와 왓츠앱, 스카이프 등 장악한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 진출이다.
BBM은 뛰어난 보안성을 자랑한다. 블랙베리가 메신저를 다른 OS에 개방해도 당장 매출에 영향은 없지만 과거 향수를 불러와 기존 블랙베리 마니아를 다시 돌아오게 할 수 있다. 고객 이탈 방지 효과도 있다. 기존 고객이 가장 좋아하는 메시징 앱으로 블랙베리를 쓰지 않는 사람과 의사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랙베리 브랜드를 알리는데도 도움된다. 블랙베리 메신저가 인기를 얻으면 소셜네트워킹 플랫폼으로 확대할 수 있다.
헤인즈 CEO는 “우리는 다시 탄탄한 기반을 마련했다”며 “애플과 삼성전자에 추격당한 스마트폰 시장 탈환을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