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테이트 모던

1994년. 테이트 갤러리는 방치됐던 런던 뱅크사이드 발전소를 현대미술관으로 개조한다고 발표했다. 과연 발전(發電) 공간을 전시관으로 개조할 수 있을까. 적지 않은 우려 목소리가 있었다.

이를 뒤로 하고 2000년 세계 최고 현대미술갤러리 `테이트 모던`이 탄생했다.

28일(현지시각) 찾은 테이트 모던은 인파로 넘쳐났다. `행복한 눈물` 작가 로이 리히텐슈타인 회고전이 이곳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작가에 영향을 줬던 액션 페인팅과 미디어아트, 추상표현주의 계열 동시대 작가 작품도 함께 소개됐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입장권을 사고도 별도의 관람시간을 지정받았다.

7층 높이의 테이트 모던은 붉은 벽돌로 된 발전소 외벽을 그대로 살렸다. 내부만 전시실로 바꿨다.

1층 큰 발전실이 입구 로비로 개조됐다. 이 공간은 설치미술 전시 장소로도 활용된다. 전 세계 어린이들이 만든 종이배 수천점이 전시장 바닥을 가득 채우고 있다. 전시장 1층 터빈홀 곳곳에 박혀 있던 H자 철제빔도 원형 그대로 보존됐다. 천정 크레인도 그대로다. 대형 작품을 운반할 때 쓰인다고 한다.

주요 갤러리들은 건물의 정면 건너 세 층에 만들어졌다.

99m 높이 굴뚝은 미술관의 상징이다. 밀레니엄 다리를 건너 템즈강을 건너편에서 보는 굴뚝의 위용이 남다르다.

테이트 모던은 매일 수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가장 사랑받는 건축물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서울 마포 당인리발전소 발전시설을 지하로 넣고, 지상은 기존 건물을 활용해 문화공간으로 꾸미는 방안이 추진 중이다. 벤치마킹 모델이 테이트 모던이다. 발전소 건물을 해체하지 않고 전망대와 도서관·박물관·공연장 등으로 개조한다.

당인리 발전소는 1930년 완공된 한국 첫 화력발전소다. 이곳을 재창조 형식으로 보존한다는 것은 의미 있는 시도다. 또 하나의 테이트 모던이 한국에서 태어나기를 기대한다.

그린데일리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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