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0억원 규모 콜롬비아 기상선진화 수출 물거품 되나

사업규모 280억원 상당의 콜롬비아 기상청 예보선진화시스템 수출 건이 무산될 위기다. 콜롬비아 기상청이 수의계약 제안을 해오고 있지만 정작 이 사업을 주도적으로 진행하려는 기관이 없어 계약성사가 요원한 상태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콜롬비아 기상청의 예보시스템 선진화 수출사업에서 기상청에 이어 한국기상산업진흥원도 철수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콜롬비아 기상청 예보시스템 선진화는 지난해 7월 기상청과 수자원공사, 한국기상산업진흥원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를 추진해 오던 사업이다.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위한 설계 검토 용역만 38억원이며 본사업을 진행할 경우 기상레이더 및 IT시스템 설비 구축 등 약 280억원의 수출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콜롬비아 기상청이 한국에 수의계약 제안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콜롬비아 기상청은 해당 사업에 대해 우리나라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기상청 컨소시엄은 발을 빼고 있는 모습이다. 기상청은 정부기관은 해외사업 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는 법리해석으로 인해 사실상 관련 사업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게 됐고, 기상산업진흥원은 예산과 인력문제로 사업 수주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컨소시엄 3개 기관 중 기상관련 기관이 모두 철수의사를 밝히면서 계약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장현식 기상청 대변인은 “기상청은 법리적 해석에 따라 이번 콜롬비아 사업에 참여할 수 없다”며 “계약 성사의 계속 여부는 기상산업진흥원과 수자원공사의 선택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기상산업진흥원은 예산 부족과 사업 도중 문제 발생 시 변제능력 부재, 인력 파견에 따른 업무 공백 등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또 올해부터 준정부기관으로 편입되면서 해외사업 수주 해석도 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는 기상선진화의 첫 수출성과를 목전에 두고 있는 콜롬비아 사업의 무산위기에 내심 아쉬워하는 눈치다.

업계 관계자는 “콜롬비아 사업은 국내 기상산업의 개발도상국 시장 진출의 시발점이 될 수도 있는 사례”라며 “관계 기관이 수주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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