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촉즉발` 미국-중국 IT 교역 전쟁

미국 정부의 중국 IT장비 견제로 화웨이와 레노버의 해외사업이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미·중 양국의 정치적 대립이 IT 시장에서 교역 전쟁의 일촉즉발 위기를 불러왔다. 양국 주요 IT기업의 연이은 피해가 불가피해 보인다.

최근 밥 카이 화웨이 부사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의 보안 우려 제기로 올해 미국 내 모바일 네트워크 장비사업 성장이 멈출 것”으로 예상했다.

화웨이는 올해 최소 10%의 해외 매출 성장을 목표로 잡았다. 지난해 성장률보다 1% 줄어든 수치다. 미국 시장에서 타격을 반영한 결과다. 매출 70%를 해외에서 내는 화웨이는 유럽과 아시아 신흥국가로 수출 전략을 선회했다.

미국 정부의 압박으로 소프트뱅크와 스프린트 등이 중국 장비 구매를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파장은 업계 전반으로 퍼졌다. 타임 등 외신은 “미국의 중국 기업 압박은 워싱턴의 베이징 불신을 반영한다”고 정치적 이슈가 IT 교역전쟁으로 확전됐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 언론은 중국 국영언론의 흑색보도가 애플에 130억달러(약 14조원) 규모 손실을 입힐 것이라고 비난했다.

화웨이·ZTE·레노버 등 중국 기업의 미국 시장 매출 감소 전망이 속속 나왔다. 미국 스튜어트 베이커 변호사는 블로그에 “최근 미국에서 신설된 법은 독일에서 만든 레노버 PC, 영국에서 설계한 화웨이의 모바일기기 구매도 제한할 수 있다”며 “레노버 등 중국 기업에 난항이 닥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달 미국 의회가 통과시킨 중국 IT장비 구매제한 법안의 영향을 예측한 글이다. 특히 레노버는 최근 미 국방부와 나사(NASA)에 PC를 공급한 데 이어 미국 공공 및 교육 시장을 핵심 목표로 삼고 있어 타격이 클 전망이다.

토마스 루니 레노버 북미 부사장은 “올해 초·중등 학교와 공공기관 PC 매출을 20% 늘릴 것”이라며 의욕을 보였다. 지난해 연말 ZTE도 “미국 정부의 불신에도 시장 전망은 밝으며 미국서 10억달러 매출을 올릴 것”이라며 “미국에 3000만달러(약 322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미국 의회 정보위원회가 화웨이·ZTE를 스파이로 규정했을 당시 윌리엄 플러머 화웨이 부사장은 “화웨이가 정치적 이슈의 인질이 되면 안 된다”며 “화웨이는 화웨이일뿐 중국과 동일시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미국 IT기업도 양국 정부의 힘겨루기를 우려했다. HP와 인텔 등 10개 미국 IT기업은 해당 조항 포함을 반대하는 공식 입장을 의회에 전달했다. 이 조항의 차기 예산안 포함 혹은 타 공공기관으로의 확대 적용을 저지해달라는 내용이다. 미국 기업들은 지나친 테스트로 인해 IT장비 구매 업무가 지연되면서 비효율이 발생한다는 표면적 이유를 내세웠지만, 중국이 미국 IT장비에 같은 제한 조치를 해 교역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2011년 미국이 수입한 중국산 첨단 IT기기는 1295억달러(약 145조원)에 이른다. 지난해 미국의 첨단기기 수입의 33.5%를 차지한다.


최근 중국과 미국의 IT 교역에 영향을 미친 사례

출처:외신 종합

`일촉즉발` 미국-중국 IT 교역 전쟁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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