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LPG용기 부족 대란 시작

LPG용기 사용연한제 전면 시행 여파로 우려됐던 용기부족 대란이 시작됐다.

31일 LPG업계에 따르면 26년 이상 사용한 LPG용기를 폐기하는 사용연한제가 오는 6월부터 시행됨에 따라 새 용기 생산능력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LPG충전소에서 새 용기를 신청해도 생산업체는 주문이 밀려 3~4개월 후에나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답변을 내놓고 있다. 노후용기 강제 폐기까지는 2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

LPG산업협회는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LPG용기 수는 약 890만개로 오는 6월 이전에 폐기해야 하는 26년 사용연한이 지난 노후용기는 약 147만개로 추산하고 있다.

국내에서 LPG용기를 제조할 수 있는 업체는 윈텍과 성신공업 2개소로 공급능력은 연간 70만개 수준이다. 공장을 풀가동해도 월간 약 6만여개의 용기를 생산하는 수준이다.

LPG용기 구매 주문은 사용연한제 시행이 당장 2개월 밖에 남지 않은 요즘 급격히 몰리고 있다. 사용연한제는 2011년에 도입됐지만 부작용 우려로 3년의 유예기간을 뒀다. 3년 유예기간동안 쌓인 147만개에 달하는 교체 수요가 막판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용기 부족이 예고됐음에도 충전·판매사업자들이 용기 구입을 미루고 있는 것도 대란을 부추기고 있다. 용기를 구매해 봤자 유통과정에서 타 사업자와 뒤섞일 수 있기 때문에 신규용기구입 주체를 두고 충전사업자와 판매사업자 간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실정이다.

LPG용기 관리비와 관리주체에 이견을 보였던 충전·판매업자들은 폐기될 용기를 대체해 신규 용기를 구입해야 하는 비용 부담 문제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정부 역시 사용연한제 강행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LPG용기 제조사에 생산을 독려하는 등 소극적 조치만 취하고 있다.

LPG업계는 정부가 사용연한제를 도입하면서 교체 수요 파악과 용기 관리 주체 설정 등 구체적인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 대란의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LPG업계 관계자는 “지방 충전소에서 한 번에 30~40개의 LPG용기가 필요한 원양어선 등 대규모 소비자에 대한 LPG 공급이 폐기로 인해 차질이 생기고 있다”며 “별다른 조치가 없다면 6월에는 가정이나 식당 등 일반 LPG소비자들까지 공급이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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