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식, 라섹 등 시력교정수술은 시력이 좋지 않은 이들에게 더 이상 낯선 선택이 아니다. 안과전문 리서치사인 마켓 스콥에 따르면 미국의 라식수술 건 수는 연간 140만 건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라식수술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 또한 지속적으로 높다. 그러나 이와 함께 부작용 사례 또한 늘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라식소비자의 권리를 보장하고 라식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힘쓰고 있는 비영리단체 ‘라식소비자단체’에 따르면, 시력교정수술에 의한 부작용으로 심적 고통을 겪다가 단체에 도움을 요청한 사례는 작년 한 해에만 약 90여 건에 달했다. 이는 전년도에 비해 약 30% 증가한 수치로, 이 중 13건은 시력에 직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고위험 군에 해당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라식수술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소비자가 보장받아야 할 권익을 법률로써 보호할 수 있도록 라식소비자단체에서 발급하고 있는 ‘라식보증서’를 받고 수술을 한 경우,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부작용이 단 1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보증서가 부작용을 예방하는 안전장치로서 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그러나 라식보증서만이 라식부작용을 예방하는 유일한 안전책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일이다. 라식보증서라는 안전장치 없이도 소비자가 안전하게 수술을 받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자.
◆ 개인마다 다른 눈 조건, 철저한 사전 검사가 필요하다=우리의 눈 가장 바깥쪽에는 외부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해 투명한 막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것을 각막이라고 한다. 시력교정수술이란 이 각막을 깎아내어 눈의 굴절이상을 교정하는 수술로, 각막의 두께가 수술가능여부를 판단하는 데 아주 중요한 기준이다. 만약 선천적으로 각막의 두께가 얇거나, 보통의 근시보다 더 많이 각막을 깎아내야 하는 초고도근시의 경우라면 각막을 깎아내는 교정수술은 위험할 수 있다. 수술 이후 잔여각막이 충분하지 못하다면 각막이 안구 내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밖으로 튀어나오게 되는 원추각막증에 걸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작용을 예방하고 성공적인 시력교정수술을 위해서는 수술 전에 개인마다 다른 눈의 조건을 정확히 검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병원에서 꼭 필요한 검사들을 진행하는지, 바쁜 병원 스케줄로 인해 사전검사에 대해 소홀히 하고 있지는 않은지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꼭 필요한 검사에 대해서는 라식소비자단체 홈페이지나 단체 상담전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병원마다 눈을 검사하는 기계의 세팅 상태가 달라 검사 결과가 각각 다를 수 있으므로 여건이 된다면 2곳 이상의 병원에서 검사와 진단을 받아보고 난 뒤에 수술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
◆ 무분별한 가격 덤핑에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가격 덤핑이란 고객유인 및 홍보를 목적으로 과도하게 가격을 내리는 것을 말한다. 시력교정수술을 하는 안과병원 가운데 간혹 일부 병원에서는 더 많은 환자유치를 통해 병원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가격 덤핑을 시도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 다음과 같은 문제를 수반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첫째, 무리한 수술일정으로 수술의 정확도를 저해할 수 있다. 병원에는 수술하는 데 쓰이는 수술도구의 구입비, 병원 임대비 등 고정적으로 지출하게 되는 비용이 있다. 따라서 지나치게 수술가격을 내리는 경우, 병원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가격을 내리기 전보다 더 많은 수술을 해야 한다. 그 결과, 일부 병원에서는 한정된 시간 동안 더 많이 수술을 하기 위해 여유시간을 줄이고 빼곡히 수술스케줄을 잡게 된다. 이 경우, 과도한 스케줄로 의사의 피로도가 증가할 수 있고, 기계 과부하 및 소비자 개개인에 대한 주의력 저하 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결국 좋지 않은 수술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둘째, 질이 낮은 수술도구를 사용하여 수술에 안 좋은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 수술가격을 내리게 되면 한 번의 수술로 병원에서 얻게 되는 이익은 줄어들게 된다. 그 결과 일부 병원에서는 수술 시 필요한 수술용품을 값싸고 상대적으로 질이 낮은 제품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제품은 품질을 보장할 수 없어 수술 결과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저렴한 수술가격이 항상 이와 같은 문제를 유발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앞서 알아본 바와 같이 수술결과 및 의료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면서까지 이루어지는 가격인하 즉, 가격덤핑은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므로, 저렴한 가격에 현혹되지 않고 그 병원의 운영구조가 ‘싸게 제공하여 이익을 많이 남기자’는 박리다매 식은 아닌지 한번쯤 의심을 해볼 필요가 있다.
◆ 사후관리는 수술만큼이나 중요하다=안전하고 성공적인 라식, 라섹수술을 위해서는 수술 자체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사후관리를 어떻게 하느냐도 중요하다. 아무리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하더라도 수술 후 관리가 소홀하다면 세균감염을 비롯한 각종 부작용 위험은 물론, 수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시력교정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과도하게 많은 환자들을 받는 병원의 경우 소비자 개개인에 대한 사후관리가 소홀할 수 있는 만큼, 소비자들은 병원 선택 시 사후 관리 시스템에 대한 정확한 체크가 필요하다. 또한, 병원에서 사후관리에 대해 어떤 정책을 마련해두었는지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지금까지 라식보증서 없이도 안전한 라식수술을 위해 꼭 따져보아야 하는 사항들을 알아보았다. 이와 관련하여 라식소비자단체장을 맡고 있는 노호진(35세)씨는 “라식부작용 사례자 가운데 보증서를 발급받지 못한 소비자의 경우, 부작용이나 사후관리에 대해 직접적으로 의료진의 책임을 물을 수 없어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그러나 그렇다고 라식보증서가 없다는 것이 안전하지 못한 수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 스스로 수술에 앞서 꼭 따져보아야 하는 것들을 꼼꼼하게 체크해보고, 수술과 관련된 정보를 자세히 알아본 뒤에 수술에 임한다면 안정적으로 목표한 시력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시력교정수술이 대중화되어 시력교정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도 증가하고 수술에 대한 문턱도 낮아졌지만, 부작용 없이 안전하고 성공적인 수술결과를 위해서는 반드시 꼼꼼하게 따져보는 소비자의 자세가 요구된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2011년 창립된 라식소비자단체는 라식소비자의 권리를 보장하고 라식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앞서 언급한 ‘라식보증서’를 고안해 현재까지 총 22,000여 건의 보증서를 누적, 발급했다. 라식보증서는 부작용이 생겼을 때 이에 대한 체계적인 보상체계는 물론, 불편증상 발생 시 이를 관리하는 안전관리제도 까지 명시되어 있어 부작용을 예방하는 안전장치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