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라인이 페이스북보다 유망한 이유

최근 일본 편의점 로손에선 점심시간 무렵 한꺼번에 프라이드치킨 10만개가 팔리는 일이 일어났다. 일본 전국 로손 점포는 1만개 가량이다. 점포마다 갑자기 평균 10명의 손님이 몰려와 치킨을 사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치킨이 날개 돋친 듯 팔리게 만든 일등공신은 NHN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다. 로손의 라인 친구는 625만명 수준이다. 로손이 프라이드치킨 신제품 할인 쿠폰을 라인 친구들에게 보내자마자 10만명이 편의점에 달려간 셈이다.

마케팅 수단으로서 라인의 위력을 제대로 보여주는 사례다. 고객 반응 수준이 메일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홍보 메일은 받자마자 지운 편지함으로 보내기 일쑤지만 모바일 메신저는 다르다. NHN재팬 자료를 보면 기업이 보낸 라인 메시지는 읽을 확률이 62.6%에 달한다. 메시지에서 연결하는 사이트에 가보는 경우는 27.1%다.

일본 롯데는 장수 과자 `코알라마치` 출시 30년을 기념해 라인으로 코알라 캐릭터 스티커를 공개했다. 스티커가 나온 후 1주일 만에 코알라마치 판매는 116%나 늘어났다. 롯데는 라인 덕분에 브랜드 홍보에 매출 증가까지 덤으로 얻었다.

비단 일본뿐 아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패밀리 레스토랑 아웃백스테이크의 페이스북 `좋아요` 수는 5만명을 밑돈다. 반면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는 120만명을 웃돈다. 아웃백 소식을 듣는 경로로 카카오톡을 선택한 사람이 페이스북보다 25배나 많다.

카카오톡 친구 35만명을 가진 모 커피전문점은 홍보 메시지를 발송한 후 선물하기 판매가 5배나 증가했다. 카카오톡을 등에 업고 대박을 터뜨린 스마트폰 게임은 열손가락에 꼽을 수 없을 정도다.

라인과 카카오톡이 페이스북보다 유망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바로 `수익화(Monetizing)`다. 페이스북이 불특정 다수에게 홍보하는 광고 채널에 그친다면 라인과 카카오톡은 친근한 사람에게 상품이나 서비스를 소개받는 듯한 느낌을 준다. 게다가 페이스북은 특정 국가에 맞는 마케팅을 펼치기 힘들지만 라인과 카카오톡은 가능하다.

모바일 메신저는 다수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매스미디어와 지인에게 소식을 전하는 소셜미디어의 장점을 두루 갖췄다. 최초의 `매스소셜미디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케팅 효과가 높으니 기업은 라인과 카카오톡을 찾을 수밖에 없다. 페이스북 회원은 10억명 이상이다. 라인과 카카오톡은 1억명 안팎이다. 회원 수는 10분의 1에 불과하지만 돈 되는 서비스로 성공할 가능성은 더 높다.

우리나라가 인터넷에 연결된 지 30년이 넘었다. 하지만 해외 성공 사례를 찾기 어렵다. 글로벌 서비스 영순위가 라인과 카카오톡이다. PC 시대에 네이버와 다음이 한국에서 성공을 거뒀다. 스마트폰 시대에 라인과 카카오톡이 좁은 한반도를 벗어나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페이스북보다 더 사랑받는 서비스가 되길 바란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