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애플과의 특허 소송 배상액 규모를 40% 가까이 줄이며 최악의 상황을 모면했다.
하지만 미국 법원이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14종에 재심을 명령해 배상액이 늘어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루시 고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방법원 판사는 1일(현지시각) 삼성전자가 지난해 8월 배심원 평결에 대해 제기한 평결불복법률심리(JMOL)를 수용했다. 애플은 당시 배심원이 산정한 배상액이 너무 적다고 JMOL을 요구했고 삼성전자는 오히려 배심원이 배상액 산정에 오류를 범했다며 맞대응했다.
◇배상액 왜 조정했나
미국 법원은 지난해 배심원이 평결한 10억5000만달러 중 4억5050만달러가 잘못 산정됐다는 판결을 내렸다. 배심원이 전체 배상금 중 절반에 가까운 금액을 산정하는데 오류를 범했다는 것이다.
고 판사는 잘못 산정된 배상액과 관련된 재판은 다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새로운 재판으로 배상액은 늘어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고 판사 “법원은 배심원 평결 중 삭감된 부분과 관련해 용인할 수 없는 법률 이론이 적용된 것을 확인했다”며 “14개 제품 배상액과 관련해 합리적 배상액 계산이 불가능해 새 재판을 열 것을 명령한다”고 말했다.
이창훈 특허법인 아주양헌 미국변호사는 “고 판사는 자신의 판단이 옳은 지 연방특허법원에 항소하고 재심의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배심원 평결에서 배상액 산정이 잘못된 것을 다시 하자는 것으로 배상액이 늘어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일정은
삼성전자와 애플이 합의하지 않으면 14개 제품 특허 침해와 관련된 새로운 재판이 진행된다. 두 회사가 여전히 팽팽한 소송전을 벌이고 있어 새 재판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재판부는 새로 배심원단을 구성한 후 14개 제품에 대해 다시 평결을 내리게 된다. 지난해 8월의 배심원단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인원으로 구성된다. 배심원단이 새로운 평결을 내리는 기간은 한 달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 지적재산권전문기업 테크아이피엠의 이근호 대표는 “애플이 이에 대한 의의 신청을 할 수는 있으나 재심은 양사가 화해하지 않는 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법원이 배심원이 결정한 배상액 중 일부를 인정하지 않고 새로운 재판을 결정한 것을 환영하며 법원이 인정한 배상액에 대해서도 검토 후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법원 삼성전자-애플 특허소송 주요 일지.▲2011.4.15 = 애플, 특허 침해로 삼성 제소. ▲2011.6.30 = 삼성, 4월 애플 제소에 대해 반소.▲2011.7.1 = 애플, 삼성제품 4종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2011.12.2 = 법원, 애플의 가처분 신청 기각. ▲2012.2.8 = 애플, 갤럭시 넥서스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 ▲2012.4.18 = 삼성, 2월 애플 제소에 대해 반소 ▲2012.5.14 = 항소법원, 애플의 가처분 항고 중 태블릿 디자인 1건 지방법원 환송 (추가심리 명령). ▲ 2012.5.21∼22 = 법원 권고 따라 최지성 삼성 부회장-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1차 합의 협상 결렬.▲2012.6.26 = 법원, 갤럭시탭10.1 판매금지 가처분 명령.삼성, 가처분 집행정지요청. ▲2012.6.29 = 법원, 갤럭시넥서스 판매금지 가처분 명령.삼성, 가처분 집행정지요청. ▲2012.7.2 = 법원, 갤럭시탭10.1 판매금지 집행정지요청 기각. ▲2012.7.3 = 법원, 갤럭시넥서스 판매금지 집행정지요청 기각. ▲2012.7.15 = 최지성 삼성 부회장-팀 쿡 애플 CEO 2차 합의 협상 결렬.▲2012.7.30 = 본안소송 시작.▲2012.8.18 = 최지성 삼성 부회장-팀 쿡 애플 CEO 3차 전화협상 결렬.▲2012.8.24 = 한국 서울중앙지법에선 삼성전자 판정승.▲2012.8.24 = 배심원 평결…애플 완승, 삼성에 약 1조2천억원 배상 요구.▲2012.9.1 = 애플, 갤럭시S3 추가 제소. 2차 소송 제기.▲2012.9.21 = 삼성·애플, 배심원 평결에 대해 각각 재심과 추가배상 요구하는 평결불복법률심리(JMOL) 요청.▲2012.10.1 = 법원, 삼성 갤럭시탭10.1 판매금지 해제.▲2012.10.2 = 삼성, 아이폰5 추가 제소. 2차 소송 제기.▲2012.10.11 = 항소법원, 삼성 갤럭시 넥서스 판매금지 원심 파기.▲2012.11.21 = 삼성, 2차 소송 대상에 아이패드 미니, 아이패드4 등 추가.▲2012.11.23 = 애플, 2차 소송 대상에 삼성 갤럭시 노트2, 갤럭시S3미니, 갤럭시S3 등 추가.▲2012.12.17 = 법원, 애플의 `삼성전자 제품 영구 판매금지` 요청 기각.▲2013.1.29 = 법원, 애플과 삼성 제기 평결불복법률심리(JMOL) 각각 기각. 삼성의 특허 침해 고의성 없음 판결. ▲2013.1.31 = 항소법원, 갤럭시넥서스 판매금지 가처분 기각.▲2013.2.16 = 삼성·애플, 2차소송서 갤럭시S3·아이폰5 추가.▲2013.3.1 = 법원, 삼성의 배상액 약 6천500억원으로 조정.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