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소비 20년째 늘고 석유는 10년째 정체

우리나라 국민 일인당 전력소비량이 20년째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10여 년 전부터 정체된 석유소비량과 대조를 이룬다.

14일 에너지경제연구원 주요 에너지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당 전력소비량은 지난 1990년 2202㎾h에서 2011년 9142㎾h로 무려 4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석유소비량은 1.32㎘에서 2.54㎘로 약 두 배 늘었으나, 1997년 2.75㎘로 최고점을 찍고 2.5㎘대로 내려온 이후 10여 년간 정체 상태다.

국가별 인당 에너지 소비량 순위를 보면 전력 선호 현상이 두드러진다. 우리나라의 지난 2010년 1인당 에너지소비는 21위를 기록했다. 1인당 전력소비는 이보다 높은 13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보다 전력소비가 많은 국가는 아이슬란드, 핀란드, 캐나다, 미국 등 국민소득이 높은 국가들이다.

전문가들은 전력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원인을 원가 이하의 요금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국민 소득수준 향상에 따라 석유, 가스에서 고급에너지 전기로의 대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여기에 저렴한 가격정책이 그 속도를 가속시킨 것이다. 실제 석유제품 가격은 국제유가에 따라 2002∼2011년 10년 동안 약 2.5배 증가했지만 전기요금은 상대적으로 적은 20% 인상에 그쳤다.

석유소비량이 정체한 요인은 전력 등 다른 에너지원으로의 대체와 경제성장 둔화에 따른 발전연료와 원료 수요 감소, 차량 판매 감소 등이다.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정책연구본부장은 “전력으로 집중된 우리나라의 에너지원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전기요금을 원가 이하로 책정한 제도를 개선하고 모든 에너지원이 공정 경쟁할 수 있는 합리적인 조세정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료:에너지경제연구원]

전력소비 20년째 늘고 석유는 10년째 정체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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