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돈의 인사이트]다시 한번 `스윽~ 문질러!`

미시시피 변방 빈민가에서 태어나 9살 때 성폭행을 당한 흑인 소녀. 가출인 쉼터를 전전하다 마약에도 손을 댔다. 14살 때 아이를 낳았으나 2주 만에 죽었다. 기구한 운명에 자살도 생각했다. 그러나 `인생에 대한 책임은 온전히 스스로에게 있다`는 신념을 가지면서 운명이 달라졌다. 140개 국가에서 방영되고 미국에서만 한 주에 4600만 명의 시청자를 끌어 모은 전설의 토크쇼 프로그램 진행자. 4년 연속 포브스(Forbes)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수입이 많은 연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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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말, `스윽~ 문질러!`라는 제목의 칼럼에 나온 오프라 윈프리의 인생 얘기다. 칼럼은 `토크쇼 여왕`인 그녀를 새로운 스마트시대에 도전하는 주인공으로 소개했다. 하루 시청자 700만 명에 이르는 토크쇼 앵커 자리를 박차고 나와 `소셜미디어와 TV 결합`이라는 도전에 과감히 뛰어들었기 때문. “누구에게나 소명(召命)은 있습니다. 당신이 삶에서 진짜 해야 할 일은 바로 그 소명을 찾는 것입니다. 시간을 더 이상 낭비하지 마십시오.”라는 인사말을 남기며 그는 25년간 브라운관을 지배해온 토크쇼 무대에서 스스로 내려왔다. 1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과연 그녀는 화려한 과거를 뛰어넘어 새로운 영역에서 또 다른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을까?

올해 초 윈프리는 자신이 설립한 케이블채널 `오프라윈프리네트워크`(OWN)에서 새 토크쇼 `오프라의 넥스트 챕터`(Next Chapter)를 시작했다. 그는 TV방송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인물이다. 그러나 케이블 시장은 달랐다. 윈프리와 함께 온(OWN)을 소유한 디스커버리는 당초 예상보다 2배 이상을 투자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경쟁 채널보다 낮은 시청률에 허덕인다. 출범 첫해부터 수익을 예상했지만 오히려 큰 손해를 봤다. 올해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 2년간 윈프리의 사업은 분명 내리막을 걸었다. 사람들은 그가 TV방송처럼 케이블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지 걱정한다. 그러나 아직 물러서거나 두려워할 단계는 아니다.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다. 윈프리는 “두려움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진짜 두려움은 우리가 그 두려움에 너무 큰 비중을 두었을 때 생겨납니다. 분명한 것은 두려움이 우리의 삶을 지배하도록 놓아두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두려움을 치료해줄 유일한 방법이 있다면, 그것은 자신에 대한 신뢰와 용기입니다”고 말한다.

윈프리는 회사를 운영하거나 경영학을 배운 적이 없다. 하지만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일한다. 그는 2000만 달러짜리 스튜디오를 직접 만들어 오프라 쇼뿐만 아니라 텔레비전 영화와 어린이 프로그램에 도전한다. `오프라 북 클럽 2.0`이라는 새로운 온라인 비즈니스도 시작한다. 오프라 북 클럽에서 독자들은 종이책과 함께 윈프리의 서평과 안내가 담긴 온라인 특별 판을 동시에 받아볼 수 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웹사이트를 통해 책을 읽은 소감도 공유한다. 기존 북 클럽과는 전혀 다른 윈프리만이 추진할 수 있는 디지털 출판 사업이다.

`스마트 빅뱅` 시대다. 스마트기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그리고 수십만 개 `앱(App)` 등 변화의 조짐이 일었다. 주변을 조금만 둘러봐도, 엄청난 폭발 징후들이 느껴진다. 우리가 편안한 곳에 머물러 있을 때 중요한 일들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변화의 순간을 즐기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스마트 빅뱅 시대에 주인공으로 살고 싶다면, 방법은 단 한가지다. 스마트기기에서 화면을 넘기듯 용기를 가지고 저무는 2012년을 다시 한 번 `스윽~ 문질러!(Swype it)` 넘겨야 한다. 2013년 새해가 활짝 펼쳐질 수 있도록.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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