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프린트넥스텔이 일본 소프트뱅크에 인수된 지 두 달여 만에 클리어와이어 지분 전량을 사들여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미국과 일본의 4세대(G) 롱텀에벌루션(LTE)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밑그림을 완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주요 외신은 스프린트가 클리어와이어 지분 49%를 제안가인 21억달러보다 1억달러 많은 22억달러에 사들였다고 보도했다. 규제당국의 최종 승인 절차가 남아있지만 이 날 양사는 공식 합의문을 발표했다.
그동안 스프린트는 클리어와이어 대주주지만 경영권은 행사할 수 없는 복잡한 계약관계를 맺고 있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소프트뱅크는 클리어와이어 나머지 지분도 사들인 것이다.
앞으로 스프린트는 미국 4G LTE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기 위해 클리어와이어가 보유한 2.5㎓ 주파수와 100㎒ 주파수 대역을 활용할 예정이다. 지난 3년간 스프린트는 클리어와이어 네트워크를 일부 사용하고 있었을 뿐 전용망은 아니었다. 더욱이 버라이즌, AT&T 등이 확보한 LTE 주파수의 절반 정도 밖에 갖고 있지 않았다.
현재 클리어와이어는 삼성전자, 화웨이 등의 네트워크 장비를 이용해 내년 상반기까지 미국 내 5000여개 지역에서 LTE가 가능하도록 업그레이드 중이다. 스프린트가 클리어와이어 지분 100%를 인수해 본격적인 시너지를 낼 부분이다. 로저 애드너 리콘애널리틱스 분석가는 “스프린트가 클리어와이어를 통해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고 속도를 높이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 회사의 상생 효과는 일본에서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뱅크는 클리어와이어와 동일한 대역과 동일한 기술인 TD-LTE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데릴 스콜라 오범 분석가는 “네트워크를 2개 운영하면 제조사와 협상력도 커지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 단가를 내릴 수도 있다”며 “소프트뱅크는 더 많은 단말기를 확보해 주요 이통사로 군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댄 헤세 스프린트 CEO는 “스프린트의 장기적 계획 중 하나는 클리어와이어 인수를 마무리하는 것이었다”며 “소프트뱅크가 지원할 80억달러로 클리어와이어 인수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투자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